영국 법원이 '스크롤 꼼수' 제재할 지도 주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법원의 판결에 따라 애플이 광고합니다."
애플이 영국 홈페이지에 이어 신문 지면에도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번에는 '애플이 직접 사과를 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추가됐다. 홈페이지에 이어 신문 지면에까지 제 돈을 들여 두 차례나 삼성전자에 사과 광고를 하는 등 애플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영국 언론 가디언과 데일리메일 11월5일자에 삼성-애플 소송과 관련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두번째로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갤럭시탭은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판결 내용을 애플이 직접 설명한다는 내용을 독자들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애플은 앞서 지면에 게재한 1차 사과문에서는 판결 내용만 언급했다. 애플이 사과문을 올렸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정을 모르는 독자는 광고 주체가 애플인지 삼성인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2차 사과문에서는 하단에 "법원 판결에 따라 애플이 하는 광고입니다(A notice issued by Apple Inc. pursuant to court ruling)"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광고 내용은 법원이 구체적으로 정해준 내용 그대로다.
애플이 두 번씩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굴욕을 당하는 것은 '꼼수 사과'를 통해 법원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며 영국과는 달리 독일 법원, 미국 배심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혀 영국 법원을 격노하게 만들었다. 애플이 앞으로 지면 광고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해야 할 매체는 모바일매거진, T3매거진 등 2곳이다.
한편 애플은 사과문 꼼수에 이어 '스크롤 꼼수'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영국 홈페이지에 2차 사과문을 올리면서 기존 홈페이지 디자인을 바꿔 스크롤을 내려야 사과문이 보이게 한 것이다. 첫 화면에 접속한 상태에서는 사과문이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이에 따라 법원이 애플을 상대로 또 다시 제재에 나설 지 주목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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