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앨빈 토플러 지음 청림출판 펴냄
오랜만에 앨빈 토플러가 책을 냈다. 저명한 미래학자답게 역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이번 책은 <미래쇼크> <제3물결> <부의 미래> <권력이동> 등 그간의 저서들의 명맥을 그대로 잇고 있다.
<미래쇼크>의 핵심주제는 사회 및 기술의 변화 속도에 가속이 붙으면서 개인과 조직이 이를 따라가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이었다. 토플러는 변화의 내용이나 방향성만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의 속도 그 자체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우리가 단순히 변화에 순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변화의 가속도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빠르게 다가온 미래’를 얘기하면서 그는 앞으로의 변화과정에서 민주주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더 확산적이고 참여적으로 변해야 할 뿐 아니라 그런 변화가 사회의 변화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제3물결>은 전 세계 산업화 국가들이 위기 상태에 처해있다고 경고한 책이다. 그는 1만 년 만에 이뤄진 농업혁명이 우리 인류 사회에 발생한 첫 번째 커다란 변혁의 물결이었고 300년 전쯤 이뤄진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와 정치 체제에 큰 변화를 유발한 두 번째 커다란 변혁의 물결이었다고 주장했다. 요즘에 이르러 기술, 경제, 정치, 가족관계, 에너지 소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총체적인 변화의 물결을 우리 인류에게 닥쳐온 세 번째 커다란 변화로 규정했다.
토플러의 연구나 저술은 단절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쇼크>나 <제3물결>에 소개된 내용이 다시 반복되는 것은 불가피해보인다. 그렇다고 이 책의 핵심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 책들을 모두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 앞부분 두 개 장에서는 토플러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 소개되는데 이 부분은 토플러의 책을 여러 권 읽어본 독자라면 이미 익숙한 내용이다.
물론 더욱 보완된 내용도 있다. 이 책에서는 성(性)역할, 정신노동자들의 정치학, 산업정책, 역사철학 등 그의 다른 책에서는 별로 언급되지 않았던 주제들이 다뤄졌다.
토플러는 전자화폐, 페미니즘, 컴퓨터, 유전공학, 우주개발 등 오늘날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흐름을 지적하며 더욱 바람직하고 인본적인 미래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통찰력 넘치는 분석과 전망을 보여준다.
그는 또 성공적인 변화에 필요한 핵심요소가 무엇이고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 돼야 하며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사회변화 흐름을 이해하고 동참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토플러와 미국의 독립출판사인 사우스엔드프레스(South End Perss) 사이에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우리 사회 제도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단순히 미래 예측에 대한 토플러의 견해뿐만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배경과 연구방식, 지식 모델에 이르기까지 파헤치고 있어 토플러의 견해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체계적으로 알 수 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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