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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딜레마..다자구도? 양자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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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다자구도에서의 공고한 우위, 양자구도에서의 열세 내지는 혼전 양상. 추석 연휴를 보낸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후보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점점 고착화되는 이런 흐름을 필승구도로 보느냐 필패구도로 보느냐가 관건이다. 당내에서는 '필패구도까지는 아니라도 이기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는 게 맞다'는 위기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박근혜 후보는 4일 오후 울산시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한 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다.


추석 장고에 들어갔던 박 후보가 연휴 뒤 첫 번째 공개일정으로 부산ㆍ울산행을 택한 건 흔들리는 텃밭을 다지려는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특히 부산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지역구이자 정치적 기반이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고향이다.


굳건한 텃밭인 대구ㆍ경북에서 문ㆍ안 후보에 크게는 40%포인트 이상(양자대결 가상) 앞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부산ㆍ경남으로 내려가면 10%포인트 안팎까지 추격당한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영남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다지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지지의 확장성을 위해 조금 더 파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우리가 취약한 쪽이 어디인지를 알면 거기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수도권 지하철 출근자들을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집토끼 단속'에 너무 치중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남 의원은 전날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박 후보가) 주변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줘야 한다"며 친박(親박근혜) 측근들의 '2선 후퇴론'을 제기했다.


내부단속이 다자구도 지지율의 마지노선을 지키는 데는 효과적이겠지만 실질적으로 중요한 양자구도에서의 확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린 발언으로 들린다.


남 의원은 또한 현재의 구도를 이기기 어려운 구도로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에서 박 후보와 상대 후보들 간의 혼전 및 박 후보의 근소한 열세, 충청권에서의 박빙 양상이 뚜렷하다.


호남에서는 문ㆍ안 후보의 우위가 절대적이다. 20~40대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박 후보가 밀리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박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대선 공보단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정말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유권자들과 수도권ㆍ충청ㆍ호남의 표심을 빼앗아오는 게 박 후보의 과제다.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생각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상징성 높은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이른바 '대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공동선대위원장), 김지하 시인(국민대통합위원장)을 둘러싼 하마평이 하마평 그 자체만으로 관심을 모으는 게 이 때문이다.


물론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송호근 교수와 김지하 시인은 그간 직ㆍ간접적으로 수 차례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연휴 직후 잇따라 진행된 양자대결 가상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 후보에게 오차범위 안팎의 차이로 밀리거나 혼전을 벌이고 있고 문 후보와는 혼전중이거나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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