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전국에 갑의 횡포에 시달리는 을의 비율은 99.9%라고 생각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6일 영세상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 과정에서 '갑의 횡포가 정말 심하다. 전국의 '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후보는 이날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할 해결책을 모색하는 힐링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는 오전 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기초자치단체 의원들과 골목상권 보호의 중요성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지자체의 역할에 의견을 나눈데 이어 오후에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카페를 찾아 이 지역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듣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했다.
기다리던 참석자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 대접한 문 후보는 "재벌·대기업이 골목상권에 밀고 들어오면 (서민들은) 나갈 문이 없다"며 "진입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전체 고용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을 개인 사업자로 생각해 국가가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자기 스스로에게 고용된 노동자라는 인식 속에 실패한 자영업자에게도 실업부조와 같은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8000여개의 협동조합이 있는 영국은 이 같은 사회적 일자리가 전체 고용의 60%를 차지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 수가 턱없이 적다. 이 정도만 되도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의 고충을 들은 문 후보는 "본사와 가맹점이 동등하지 못하다면 불공정 요소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며 "점주들이 단체를 만들어 단체교섭권을 보장받아 불공정한 약관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차이가 너무 나서 국민 아픈 마음 모를 줄 알았는데 너무 잘 알고 계셔서 안심이 된다"는 말에 "저도 피난살이 하면서 가난도 겪어보고 변호사 되고 난 이후에도 인권변호사 했기 때문에 서민들의 어려운 삶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공식 간담회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25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후보가 혁신적인 선대위 구성방침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정치쇄신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히자, 박 시장은 이 같은 구상에 공감을 표하면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정치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필요한 만큼 대통령이 되면 직접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가 제도화 되도록 힘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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