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에 대한 이슬람의 반미 시위가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전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격렬한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5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현지 미 대사관을 공격하고 미 성조기를 태웠다.
9·11 테러 11년째를 맞는 지난 11일 리비아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반미시위는 종교집회가 있는 금요일(14일)을 거치면서 전 세계 20여개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중동 지역은 물론 인도네시아, 몰디브 등 아시아 이슬람 국가와 영국, 런던, 네덜란드, 호주 등 서방국에서도 일부 무슬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시위대의 공격 대상도 미국 공관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서방국 공관과 군부대, 학교, 식당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아랍의 봄' 진원지인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는 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
수단에서는 금요 예배를 마친 시위대 수만 명이 수도 하르툼 주재 독일과 영국 대사관에 난입해 건물 일부를 파손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가다가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숨졌다.
레바논 북부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는 문제의 영화에 항의하는 300여명의 시위대와 이를 제지하는 군경의 충돌로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졌다.
지난 11일 가장 먼저 반미시위가 시작된 이집트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위 참가자 1명이 산탄총에 맞아 숨졌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리비아 미국 영사관 테러 희생자들의 운구식에 참석해 자신의 친이슬람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밤 리비아 동부 뱅가지 시에서는 무장 세력이 현지 영사관을 공격해 마침 영사관을 방문한 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국 대사와 대사관 직원 3명 등 총 4명의 미국인이 숨졌다.
앞서 성명을 통해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응징을 강조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앤드류스 공군기지 연설에서 "미국은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며 "현지 공관 보호를 강화하고 주재국과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