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1일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에 대한 '두 가지 판결' 발언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국농촌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적으로 그렇게 된 것은 저도 인정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발언 직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두 개의 판결이 존재하지만, 재심 판결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견해라는 것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같은 대법원에서 상반된 판결이 나온 것도 있지만 그 조직에 몸담았던 분들이 최근에 여러 증언들을 하고 있다"며 "최근의 여러 증언들까지 감안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최근의 여러 증언'은 박범진 전 신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가 출간한 '박정희 시대를 회고한다'에서 "(1960년대 초) 나 자신이 인혁당에 입당해서 활동했다"며 "인혁당 사건은 조작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민주통합당은 "헌정질서 파괴적인 역사인식"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은 사법부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가 입을 열 때 마다 오만한 역사의식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2월 재심을 통해 38년 만에 무죄를 받은 유인태 의원도 이날 민주통합당 의원총회 신상발언을 통해 "어제 박근혜 후보가 말한 이야기(인혁당 사건)의 당사자"라며 "(피해자들을)부관참시하면서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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