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삼성전자를 제소했다. 삼성전자가 특허권을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문제삼은 내용은 다르지만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애플의 공세가 국경을 넘어 매섭게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 상반기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통해 공정위에 삼성전자를 제소했다. 삼성전자가 3세대(3G) 이동통신기술 표준특허 등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애플로부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삼성전자 측의 소명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등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앞서 EU집행위에도 삼성전자를 제소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 3G 표준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과도한 라이선스 요금을 요구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금지한 유럽경쟁법 102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EU집행위는 삼성전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특허를 제공할 의무(FRAND)'를 어겼는지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이런 상황을 포함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환경과 양사의 시장점유율, 삼성전자 보유 기술의 영향력 등을 광범위하게 살필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두 회사의 생존경쟁 성격을 띠고 있어 결론을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플의 주장에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 쉽게 결론에 다다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연내에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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