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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力無常③]딸아 날 기억하렴, 시작과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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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力無常③]딸아 날 기억하렴, 시작과 끝을 1979년 4월 3일. 박정희의 죽음을 반년 앞둔 때.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박근혜는 '유신공주'라는 말을 진저리치도록 싫어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런 별명을 붙였다. 유신은 고 박대통령의 독재를 압축한 한 마디이며, 공주는 그 피를 이어받은 딸의 DNA를 어쩔 수 없이 함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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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노태우, 전두환 그리고 박정희.
銃으로 잡은 권력, 銃으로 맞은 종말···박정희 트라우마는 엄혹한 역사의 메시지
'피'로 시작한 全·盧 어떻게 되었는가···환호에 취한 대권주자들 정신 바싹 차려라

[權力無常③]딸아 날 기억하렴, 시작과 끝을 1979년 10월 26일. 유신으로 연장한 독재는 측근의 내분으로 급박한 종말을 맞았다. 상처를 움켜쥔 그는 말했다. "난, 괜찮다." 군인다운 담담함이지만, 죽음에 이른 이가 오히려 남아있는 무엇인가를 걱정하는 뉘앙스가 담겼다. 1979년 11월 3일 국장으로 치러진 마지막길에 몰려든 저 국민들은 무엇을 슬퍼하며 오열했을까.

박정희, 5ㆍ16 군화정치의 시작. 민주주의를 뒤로 물려놓는 대신 이 땅의 서러운 가난을 몰아내겠다는 그의 야심은 산업화의 기틀을 닦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가 개인적인 치부나 권력 향유를 위해 독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애국적 충정이 집착으로 이어졌을 정황을 읽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박정희는 한국 경제를 이만큼 오게한 비전과 신념의 지도자였다는 평가, 청빈과 소탈이라는 지도자의 기본적인 도덕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그것을 보강한다. 물론 이런 평가는 박정희 재임시절에 있었던 민주인사의 탄압과 고문, 부패 양상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일리가 있다. 만약, 그가 비명에 가지 않고 끝까지 권력을 누린 뒤 단상에서 내려왔다면 지금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법정에 서는 일은 없었을까? 박정희 리더십과 박근혜 리더십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시대도 바뀌었고, 또한 남성과 여성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사진 속의 아버지의 굳은 표정과 허리를 굽힌 딸의 웃은 표정이 그런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도중하차한 권력이 23년만에 끈질긴 생명력으로 부활하려는 드라마를 우리는 보고 있는 셈이다.

[權力無常③]딸아 날 기억하렴, 시작과 끝을 1995년 12월 2일 검찰은 12.12와 5.18 내란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들어가, 이튿날 전두환을 긴급 구속 수감한다. 16년만에 이뤄진 단죄였다. 이날 전두환은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하고 이 수사를 '정치적 보복' 이라고 주장하고,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전두환, 그의 등장에 民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박정희대통령이 서거한지 11일 뒤에(1979년 11월6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인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마이크 앞에 나타나, 대통령 시해사건의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혼란한 시국을 바로잡기 위해 등장한 정의의 사도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달 뒤인 12월12일에 군사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한다. 이에 대한 국민 저항이 커지자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튿날 광주의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한 유혈진압의 피얼룩을 찍는다. 그리고 넉달 뒤인 9월에 제11대 대통령이 된다. 박정희의 죽음으로 공중에 뜬 권력구(權力球)를 박정희와 같은 방식으로 잡아낸 기민한 순발력의 새치기 권력이었다. 민의(民意)를 가차없이 짓밟으며 공포정치로 이 나라를 자신의 방식으로 리모델링하려 했다. 반체제 인사 탄압, 삼청교육대, 각종 사회혁신 조치들. 그 시작은 피였고 공포였고 군기(軍氣)였다.

[權力無常③]딸아 날 기억하렴, 시작과 끝을 1995년 11월16일 검찰은 노태우를 구속했다. 갑작스럽게 보통사람이 되고 물대통령으로 변신하고 3김 낚시로 위기상황을 건너가려 했지만, 원죄를 피할 순 없었다. 그가 걸려든 것은 쿠데타 죄목이 아니라, 비자금 혐의였다.

노태우, 그는 1972년 10월유신 이후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87년 대선은 그래서 국민들에게도 낯선 잔치였을지 모른다. 노태우 후보는 6.29로 만들어낸 '관용'과 '소통'이미지를 확장하여 "나, 이 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라는 선거구호를 들고나와 전국 득표율 36%를 이끌어냈다. 그는 군인대통령 이미지를 씻고 북방외교와 같은 외치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1994년 서석재의원이 4000억 비자금설을 제기했고 이후 박계동의원이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노태우는 혐의를 시인하며 구속되고 말았다. 이후에 12ㆍ12때 정승화 체포사건과 5ㆍ17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서 징역15년에 추징금 2688억원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나쁜 권력을 움직이는 것은 나쁜 돈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대통령. 그 또한 대통령 재임 때 국가나 국민을 위해 나름으로 충정을 기울인 점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처음과 끝이 모두 떳떳하지 않았기에 그런 노력들마저 허망하게 묻히고 만 셈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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