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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영토갈등...점점 꼬이는 통상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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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해 안에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던 한국과 중국, 일본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장래가 불투명해졌다. 한국-일본, 중국-일본 간 갈등의 파장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ㆍ중ㆍ일 FTA는 지난 5월 3국 정상이 모였을 때만 해도 기류가 긍정적이었으나, 막상 서로의 속내를 들여다보니 의견차가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 남은 상황은 더 안 좋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후 동북아 지역의 영토ㆍ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외교전면에 자리 잡았고, 3국 모두 집권 말기에 접어든 만큼 통상확대정책을 추진하는 동력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3국은 21일 중국 칭다오에 모여 FTA 사전 실무협의를 가졌다. 지난 6월 첫 회의 이후 두번째 자리로 이날 회의에서 3국은 협상의 기본원칙과 방식 등을 논의했다.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앞서 각 국 실무진이 모이는 이날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각국의 차관보급 관료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우리측 대표인 최경림 FTA교섭대표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만큼 현재보다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각국에서 고위급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설명처럼 한중일 FTA 협상논의는 거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각 국의 시장 개방범위나 분야를 둘러싸고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기존에 맺은 다른 국가와의 FTA 사례를 들며 자유화수준을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하길 원하고, 일본은 여전히 자국시장 여는 데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한중간에는 업종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유달리 협상이 어렵고, 일본 역시 비관세장벽 철폐나 농산물시장 개방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3국간 협상이지만 한중, 한일, 중일 등 기본적인 양자관계에 필요한 사항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동북아 지역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협상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독도를 다녀간 후 연일 대일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한일관계는 일거에 얼어붙었다. 중일간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갈등도 재점화됐다.


통상관료 사이에선 "3국간 통상확대는 같은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정치적인 사안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한일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같은 '낙관론'을 쉽게 꺼내기 힘들어졌다. 최 대표 역시 최근 한일관계가 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몰라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국과 중국이 올해 말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점도 협상과정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자국 내 정치상황을 우선 염두에 둬야하는 만큼 지도부 차원에서 통상확대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갈등이 불거지기 앞서 일본 총리의 지지율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3국간 경제협력을 늘리자는 건 특정 정권 차원이 아닌 범정부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FTA와 관련해선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다자 FTA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RCEP는 아세안 10개 국가와 한중일, 여기에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가 참여하는 다자간 FTA로, 오는 11월 협상시작을 목표로 각국간 세부내용을 협의중이다.


우리 정부는 여기에 참여하는 걸 전제로 협의중이다. 그러나 한중일간 통상분야와 관련해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데다 참여국이 대폭 늘면서 협상개시 자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다자간 FTA협상은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힌 만큼 협상과정이 몇배는 어려운 편"이라며 "아세안이 나서 한중일을 적극 참여시키려 하고 있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 일본도 손익계산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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