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법원과 검찰이 우수인력 선점에 나섰다. 법조일원화를 앞두고 우수인력이 법관이나 검사 임용에 앞서 법률회사(로펌)로 유출될 조짐이 나타나자 임용시기를 앞당겼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법조일원화'의 시행으로 사법연수생이 바로 법관으로 임관할 수 없게 된다. 법조일원화는 법관-검사-변호사 간 벽을 허물고 필요한 인력을 선출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법원과 검찰은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생만을 법관과 검사로 임용해왔다.
앞으로는 로스쿨 졸업생들 뿐 아니라 사법연수생들도 재판연구원(로클럭), 검사, 변호사 등으로 일정기간 경력을 쌓아야만 법관 지원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내년부터는 로클럭 지원 대상에 사법연수생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내년에 사법연수원 수료를 앞둔 42기생과 로스쿨 졸업생들이 어떤 진로를 택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금도 사법연수원에서 최고 성적을 받은 일부 수료생들이 고액의 연봉을 보장하는 '로펌행'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법원일원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로펌으로 인재 유출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법관 임용을 염두에 두고 로펌으로 발을 들였다가 아예 주저앉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법원과 검찰은 서둘러 인재 확보에 나섰다. 법관과 검사 임용시기를 예년보다 3개월가량 앞당겨 우수인력이 로펌으로 가기 전에 영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법원행정처가 지난 16일 '2013년도 재판연구원 신임 임용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20일에는 검찰도 '2013년도 검사 임용 지원' 공고문을 냈다. 법원과 검찰의 임용 계획에는 내년 1~2월 사법연수원 수료 예정자와 로스쿨 석사 취득 예정자가 포함돼 있다.
법원과 검찰은 9월부터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전형을 마치고 올해 말까지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법관과 검사 임용 절차는 통상 11월말부터 12월초에 시작해 다음해 2월에 마무리됐다.
다만 검찰은 지원단계에서 검사 임용 지원자가 법원의 로클럭을 함께 지원하는 '중복지원'을 예년처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반면에 법원은 기본적으로 로클럭 지원자가 검사로 지원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면서도 전형절차가 비슷한 기간에 이뤄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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