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쇼크에 주가 왜 올랐나 했더니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노미란 기자]2ㆍ4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들이 속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궁극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실적 바닥 확인 후 개선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년동기대비 올 2분기 영업이익률 감소 10위까지 기업 중 7개 기업이 실적발표 후 주가가 상승했다.
2분기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94.97%나 급락, 감소율 1위를 기록한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실적공시 후 13일까지 11%나 상승했다. 영업이익 228억원으로 94.9%나 하락한 SK하이닉스와 31억원 영업이익으로 94.79% 하락한 LG유플러스도 실적발표 후 각각 11%, 8%씩 올랐다.
영업이익이 20분의 1토막 이상 났음에도 이들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인 것은 2분기 영업이익 급락이 반품 차액보상이나 연구개발비 등 일회성 요인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LTE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과 LTE 전국망 구축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상품구입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LTE가입자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분기 업황 악화로 뭇매를 맞은 기업들은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 역할을 했다. 영업이익 2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8% 감소한 외환은행은 유럽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실적에 고스란히 적용됐지만 유럽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8% 올랐다. 영업이익이 228억원으로 급감한 하이닉스도 3분기는 D램 업황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800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덕을 봤다.
굳이 바닥을 보이지 않았어도 3분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합상사와 전기전자업종의 주가 상승세는 실적장세로의 전이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 5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만3000% 성장이 예상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분기에도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3분기에는 실적 기대감에 해외 전환사채(CB) 물량 소화, 미얀마 가스전 기대 등이 더해져 추가 상승이 점쳐진다.
LG상사도 3분기 영업이익 5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6%, SK네트웍스는 영업이익 1022억원으로 46.6% 증가가 전망된다. 주가도 좋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5.2% 올랐다. LG상사와 SK네트웍스도 같은 기간 각각 16%, 14% 뛰었다.
삼성SDI(210%)와 삼성전기(154%), 삼성테크윈(75%), LS산전(196%) 등 전기전자업종도 3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LS산전은 최근 '전력난'이 이슈가 되면서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정책 기대와 잠재적인 실적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노미란 기자 asiaro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