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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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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응답하라 1997>의 리얼리티를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는 것은 꼼꼼한 고증이다. 이 드라마는 90년대의 다양한 소품들을 되살려냄으로써 시대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H.O.T와 젝스키스의 양강 체제를 구현하는 데 동원되는 추억의 물건들이야말로, 많은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는 요소다. 그래서 <10 아시아>는 90년대 팬질의 역사를 총망라할 수 있는 물건들을 모아 가상의 박물관을 꾸며보았다. 매주 화요일 밤, <응답하라 1997>을 보다가 문득 서랍이나 옷장, 혹은 창고 속을 뒤져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주옥같은 아이템들이다. 이 물품들을 기꺼이 공수해 주신 별빛더기 님, 톤혁지킴이 님, 타야바보 님, 혁이바라기 님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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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테이프(Cassette tape)
출토지: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 /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아이돌 스타의 CD와 카세트테이프를 동시에 구매하는 것은 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그 중 카세트테이프는 마이마이나 워크맨 등에 넣어 간편하게 소지, 시간·장소 불문 노래를 익히기에 용이하여 각광받았다. 몇몇 출토품에서는 과도한 사용으로 훼손되어 찢기거나 너덜너덜해진 가사집이 발견되기도 한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수제 녹화 비디오테이프(Homemade video tape recording)
출토지: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
젝스키스의 모습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물품이다. 출토 당시, D 기획사의 비리를 다룬 MBC <피자의 아침>과 젝스키스가 출연한 KBS <열린 음악회> 금산사 편 등이 기재된 수록 영상 목록이 동봉돼 있었다. 이 물품은 기증자가 손수 쓴 ‘수정남해(水晶男孩)’라는 글자가 표기돼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녹화 비디오테이프보다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최첨단 이동통신기기 지면광고(State-of-the-art mobile communication devices advertising the ground)
출토지: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시대를 앞서 간 인공지능 고속삐삐 광고에 발탁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H.O.T의 입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를 버리고 깜찍한 표정으로 친근함을 강조한 것은 특기할 만한 지점이다. 한편, 스피드 012 삐삐를 구매할 시 H.O.T와 젝스키스, 안재욱, 언타이틀 등이 총출동하는 콘서트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는 기록도 전해 내려온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불후의 걸작선(H.O.T.&Sechs Kies Forever)
출토지: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 /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가수를 넘어 만능 엔터테이너로 급부상한 H.O.T와 젝스키스는 충무로에 변혁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평화의 시대>는 서기 2200년의 판타지를 3D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세븐틴>은 청소년들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젝스키스의 정제되지 않은 연기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전무후무한 걸작으로 일컬어진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영어 학습 유도기(Learning English judo)
출토지: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H.O.T의 주 팬층이 10대임을 감안해 영어 학습의 효율성을 증진하고자 고안된 CD로, 해설집은 알 수 없는 시기에 소실되었다. 쉬운 영어로 거부감을 최소화한 인트로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사용 권장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같은 연대의 유물과 비교해볼 때 펜티엄급 이상의 PC, 16MB 이상의 램, 10MB 이상의 하드디스크 여유공간 등으로 추정된다. (참고 유물: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에서 발굴된 젝스키스 멀티미디어 CD-ROM ‘우리친구 Sechs Kies’)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강타 십색 십자수 액자(Sipsaek hit framed cross stitch)
출토지: 충남 보령 타야바보 본가
‘빛’으로 활동하며 미모가 한창 폭발했던 시기의 강타를 박제하고자 하는 욕망이 엿보인다. 기증자는 엄부(嚴父)로부터 등짝 구타를 당하면서도 하계방학 내내 바늘을 손에서 놓지 않은 끝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알려진다. 얼굴과 머리의 섬세한 색감을 볼 때, 10색 이상의 실이 사용된 고급품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H.O.T 스크랩북(Only H.O.T.)
출토지: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 인천시 남구 혁이바라기 본가
H.O.T의 우월함을 한눈에 보여주는 인쇄물들이다. H.O.T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유관순 열사 등의 위인들과 함께 중고생들이 존경하는 인물 7위에 올랐다. 또한 그들이 하이틴 잡지의 표지모델이며, ‘서태지 결혼설 진상을 밝힌다’보다 ‘H.O.T 대탐험’이라는 기사 제목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에서 H.O.T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DNA 봉인 칩(DNA chip seal)
출토지: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
이것을 구매했던 많은 소녀가 유전자 복제의 헛된 꿈에 빠졌다. 스타의 모근이나 혈액에서 DNA를 추출했다고 전해지나, 무엇이 어떻게 들어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열쇠고리와 카드 등 그 형태가 다양해 액세서리로써 활용도가 높고, 카드에 동봉된 설명서를 참고하면 해당 연예인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금전출납증명서(I am a hogaengnim)
출토지: 전북 전주 별빛더기 본가 / 서울시 강서구 톤혁지킴이 생가
당시 팬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이 흘러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이다. 주로 팬클럽 가입과 가방, 모자 등 단체 물품 구매가 무통장 입금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오류를 대비해 입금증은 항상 보관해두어야 했다. 간혹, 오로지 자신의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깨끗하게 코팅하여 보관한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응답하라 1997>│특별전시: ‘빠순이’ 가는 길에 기죽지 마라


젝스키스 팬클럽 단체복(Red riding hood)
출토지: 전라북도 전주 별빛더기 본가
팬들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된 단체복이다. 망토 형태는 희귀한 것으로, 후면에 쓰인 ‘젝生젝死’라는 사자성어는 젝스키스의 노래인 ‘사나이 가는 길(부제: 폼생폼사)’을 알리는 동시에 팬들의 애정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밖에 단체복의 종류로는 우비, 후드티셔츠, 점퍼 등이 있으며 부모들의 등산복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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