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라크 바그다드 출국 직전 기자와 만나 추가 사업 수주 의지 밝혀
-추가 사업 분야 태양광·정유 플랜트로 좁혀진 듯
-3남 김동선씨 지난 5월 이어 다시 동행..경영수업 본격화 관측도
-지난해 순방길 올랐던 동남아시아 지역 신규투자 등도 점검 중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김민영 기자]"태양광사업 규모와 정유사업 수주 확정 등을 위해 이라크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8일 재건 사업 수주 논의차 이라크 바그다드로 출국하기 직전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출국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태양광 사업은 수주 여부와 규모 등을 확정지을 예정이며, 정유 부문은 이라크 쪽에서 추가 협의를 제안해 왔다"며 "(체류 기간 동안) 이라크 총리와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김 회장의 발언을 감안할 때 이라크와의 추가 사업 논의는 태양광 사업과 정유 플랜트 사업으로 좁혀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본계약을 체결한 신도시 프로젝트 추진 당시 이라크 정부측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온 김 회장이 그동안 추가 사업 뱡향을 지속적으로 조율해왔다는 방증이다.
실제 김 회장은 신도시 프로젝트의 규모, 국가적 이익,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프로젝트가 최종 수주될 때까지 이라크 정부측과 친분을 쌓아왔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었을 때 태평양건설(現 한화건설)에서 해외사업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도 친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출장길에 눈에 띈 점은 김 회장의 3남(男) 김동선 씨가 동행했다는 점이다. 김동선 씨는 지난 5월 신도시 프로젝트 본계약 체결 당시에도 김 회장과 같이 출장길에 올랐다. 이에 대해 재계는 김동선 씨가 향후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장남 김동관 씨를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에 임명, 신사업을 직접 챙길 수 있도록 조치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5월 동행했을 때 경영수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며 "이번에 (김동선씨가) 다시 이라크 추가 사업 논의하는 길에 동행했다는 점은 경영수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신규 투자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 회장은 동남아시아 지역 신규 투자 일정을 묻는 질문에 "(태양광사업 등을 위한) 동남아시아와의 협력과 신규투자 방안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6~7월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캄보디아·미얀마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을 만나 사업 투자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또 다음달 예고된 재판부의 선고 공판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며 말을 아꼈다. 공판을 앞둔 상황에서 김 회장의 경영행보에 대한 부담감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출장길에는 김 회장, 김동선 씨를 비롯해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등 한화 계열사 임원진 14명이 동행했다. 김 회장은 신도시 건설 지역과 바그다드 사이에 있는 호텔에 거점을 마련, 추가 수주 논의는 물론 신도시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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