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결심 공판 최후변론서 "큐셀 인수 의지 발언"..검토 완료, 구체적 인수 작업 시그널
-한화, 모듈 생산업체 큐셀社 품기로 글로벌 전략 박차..인수시 글로벌 2위로 도약
-"국가경쟁력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 의지 표명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결심 공판 최후변론에서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사실이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날 최후변론을 통해 "큐셀 인수를 통한 태양광 사업 글로벌화로 국가경쟁력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이 지난 2일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 인수를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것에서 진일보된 것이다. 이날 김 회장의 인수 발언은 그룹 차원에서 큐셀 인수 시기가 임박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검토가 끝나 구체적인 인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큐셀은 태양광 모듈 최대 수요처인 유럽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까지 태양광 모듈 생산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던 회사다. 하지만 최근 유럽 위기와 중국의 저가 모듈 공세 등으로 자금난을 겪었고 지난 4월 파산 신고를 통해 인수ㆍ합병(M&A) 매물로 나왔다. 큐셀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8억4600만유로 수준이다.
하지만 한화가 큐셀을 인수할 경우 현재 6~7위권의 생산능력이 단숨에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2020년 태양광 사업 글로벌 1위'를 기치로 내건 김 회장의 경영 비전이 보다 구체화되는 것이다. 기존에 보유한 연간 1.5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과 730메가와트(MW) 규모의 큐셀 생산 능력을 더할 경우 총 2.23GW의 생산능력을 보유, 한화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중국 선테크(2.4GW)에 이어 2위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큐셀을 제외하고 1~10위 모두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가경쟁력 등이 태양광 사업 성공의 필수요소인 점을 감안할 때 (큐셀 인수는) 사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의 선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 모듈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 시장으로의 보폭을 넓히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계는 또 김 회장의 의지가 태양광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없을 경우 글로벌 증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초 W당 1.8달러 수준을 기록했던 모듈 가격은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 이후 1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김 회장의 M&A 의지가 필요한 이유다.
김 회장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의지는 최근 2년여간 활발한 M&A를 통해 입증됐다. 한화는 지난 2010년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미국 태양광 기술 개발 업체 1366테크놀로지 지분 인수 등을 통해 태양광 사업 몸집 키우기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김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 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 비전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며 "위기 속에서도 투자는 과감히 단행돼야 한다"며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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