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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송도역' 복원, 일본식 이름은 손 안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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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1994년 폐쇄된 뒤 줄곧 방치돼온 수인선 인천 '송도역' 역사(驛舍)가 문화재로 보호될 전망이다. 지난 달 30일 현대식 전철로 탈바꿈한 수인선 재개통에 따라 옛 송도역을 보존하려는 작업이 시작됐다. 문화재 지정을 계기로 과거 일제가 멋대로 지은 '송도(松島)'란 지명에 대한 재검토 논의도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송도역사의 문화재 등록을 위한 사전절차인 근대 문화유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한 주민이 "인천시민의 추억과 향수가 서린 송도역사를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고 제안한 뒤 문화재청의 의뢰로 인천시 연수구가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것이다.

옛 송도역 관리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전체적인 복원과 사후관리를 인천시가 맡는 조건으로 문화재 등록에 동의한 상태다. 연수구의 조사만 끝나면 곧바로 문화재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인선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인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선경동철도주식회사'가 경제 침탈을 위해 놓은 철도가 바로 수인선이다. 수인선은 경기도 내륙지방에서 나는 쌀을 인천항으로 실어 나르거나 인천에서 난 소금을 우리나라 전역으로 옮기기 위한 핵심통로였다.

해방 후에도 수인선은 운행을 계속하다 1973년 지금의 인천역인 남인천역에서 송도역에 이르는 구간이 폐쇄됐고 1992년엔 연수택지 개발로 송도역~소래역 구간이 추가로 폐쇄됐다.


2년 뒤인 1994년 송도역은 문을 닫았다. 2008년 수인선 소래역사가 철거된 뒤 송도역은 과거 수인선 17개 역 중 옛 모습을 간직한 유일한 역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송도역의 문화재 지정과 관련해 다시금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그 이름이다. 우선 '소나무 섬'으로 풀이되는 송도는 일제가 지은 이름이다. 조선총독부가 1936년 지금의 연수구 옥련동 일대를 일본 군함 이름'마쓰시마(松島ㆍ송도)'를 따 그대로 붙이면서 주변지역이 송도로 불리게 됐고 역 이름도 송도역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달 수인선 재개통을 앞두고도 신식 역사와 옛 역사에 함께 붙은 송도역이란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제식 이름을 그대로 둔다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사람들이 흔히 송도라고 부르는 지역과 송도역이 동떨어져 있어서다. 송도역이 자리한 곳은 옥련동이다. 법정동인 송도동은 이 곳으로부터 5㎞ 가량 떨어진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사는 양모 씨(36)는 "이 참에 바르고 멋진 이름이 새로 붙여졌으면 좋겠다. 문화재로 지정된다고 하니 여론만 형성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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