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년여만에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25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 외 8인은 장내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율을 18.7%(1409만8891주)로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정 회장은 고 정세영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1999년 경영권을 승계받았다.
하지만 2010년 7월 단순투자를 표방하며 지분 18.65%(1405만6711주)를 사들인 템플턴자산운용과 관계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정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은 배경은 주가 방어 및 경영권 안정, 오너십 강화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오너 체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주력사업인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는데다 해외건설 시장 역시 비중이 낮아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현대산업개발의 매출액은 5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2.7%나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재임기간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저가수주에 나서는 등 부실이 누적된 측면이 많았다"며 "현대건설, GS건설 등 오너체제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신뢰도 제고를 위해 경영권을 강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사업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기관이 최대주주로 등재했다는 사실은 사업파트너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 회장 측의 지분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대주주가 된 템플턴자산운용과의 주식 수 차이가 4만여 주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템플턴 측이 주가하락기에 추가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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