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시작된 호주에서 담당판사가 이 소송에 대해 '웃기는(ridiculous) 일'이라며 중재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호주서는 삼성과 애플 어느 한 쪽이 승소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을 맡은 호주연방법원 애너벨 베넷 판사는 재판 첫날 "양측의 소송은 웃기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3개월의 일정으로 시작된 이번 특허 소송에서 애플은 삼성이 자신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삼성전자는 애플이 3세대(3G) 특허를 침해했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그 동안 진행돼 온 특허 공방에서 삼성전자나 애플 어느 한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중재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 베넷 판사의 생각이다.
베넷 판사는 양측 변호사들에게 "왜 이런 소송을 계속 하려고 하느냐"며 "유사한 분쟁을 하는 다른 회사들이었다면 양측이 합의하도록 즉시 중재 협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의를 위한 중재안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베넷 판사는 이번 주까지 합의에 대한 대답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판사가 적극적으로 중재를 통한 해결을 권고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미국 연방법원 명령으로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참석한 합의 절차가 진행됐지만 입장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기 때문이다.
또한 판사가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양측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판사가 합의를 강조한 만큼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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