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경기도서 다시 태어난다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수원=이영규기자】
"나의 실험적 TV는 항상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항상 흥미롭지 못한 것도 아니다.
마치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름답게 변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변하기 때문인 것처럼."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자신의 첫 전시회를 연 뒤 지은 시다. 그는 1970년대 정보화 사회의 도래를 예견한 통찰력을 가졌고,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한 선구자였다.

그는 국가ㆍ인종ㆍ종교ㆍ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소통의 가능성을 탐구한 사상가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74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삶과 예술을 통해 보여준 열린 사고와 소통, 공유의 정신은 21세기를 주도하는 '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태어난 지 올해로 80주년이 됐다. 특히 오늘은 그가 태어난 날이다.

백남준은 1932년 7월20일 서울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는 음악에 심취했다. 한국전쟁(6ㆍ25)뒤 일본 동경대학 문학부에 입학하면서 철학과 미학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이후 독일 뮌헨대학으로 건너가 음악과 미술공부를 하면서 당시 전위예술을 주도하던 '플럭서스' 그룹에 합류한다. 플럭서스는 1960~1970년대 독일을 중심으로 일어난 국제 전위예술 운동이다. 이 곳에서 그는 존 케이지,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 등 당시 전위예술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던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다. 그의 가슴 한 켠에 불타던 예술혼을 일깨운 것도 이 무렵이다.


백남준은 하지만 끓어오르는 자신의 실험정신과 예술혼을 더 큰 세계에서 펼쳐 보이고 싶었다.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이버네틱미술과 음악'의 개인전을 열고, 본격적인 미국 활동에 들어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후 뉴욕에서 자신의 전문 아티스티가 된 슈아 아베를 만난다. 또 자신의 평생 반려자인 비디오 작가 '시게코 구보다'와 1977년 결혼한다.


그의 뉴욕 작품 활동은 순탄했다. 198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최한 '백남준 회고전'은 비디오 아티스트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2년 뒤에는 세계인의 머릿속에서 '잊지 못할' 백남준 연출의 인공위성 TV쇼 '굿모닝 미스터오웰'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화려한 예술 활동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장상'수상과 세계 100대 작가 중 8위(1997년 독일 캐비탈紙)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후 백남준은 2000년 우리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받으며 국내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세기의 예술가도 '인생유한(人生有限)'의 단순한 진리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74세를 일기로 뉴욕의 자택에서 타계했다.


경기도는 20일 오후 5시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번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그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백남준의 미망인 구보다 시게코, 백남준 전문 엔지니어로 평생을 함께 한 슈아 아베 등이 참석한다.


경기도는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10월 '백남준 아트센터'를 개관했다. 지하 2층, 지상3층의 아트센터는 예산만 360억 원이 들어갔다.


경기도가 특별한 인연이 없는 백남준을 기리기 위해 아트센터를 지은 데는 비화가 있다. 때는 1999년,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가 뉴욕을 방문, 백남준과 조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임 지사는 비디오아티스트로 세계적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백남준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다고 한다. 임 지사는 귀국 후 세계적 예술가가 정작 국내에는 그를 기념할만한 기념관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즉시 아트센터 건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백남준 아트센터는 지난 2006년 첫 삽을 뜬 뒤 2008년 4월 준공됐다. 이후 6개월의 개관작업을 마치고 10월 정식 오픈했다. 이 곳에는 백남준과 관련된 소장품 3016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백남준이 생전에 작품 활동을 하던 공간을 재현한 '메모라빌리아'는 경기도가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인간, 기계, 자연을 넘나드는 소통을 통해 불꽃같은 삶을 살다가 백남준. 그의 탄생 80주년을 맞아 우리가 잊고 살아온 것은 없는지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영규 기자 fortun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