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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CD금리 조사' 근거있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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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은행에 칼 빼든 까닭 '금리인하 압박용 카드'

공정위 이례적 자신감…자진신고자 있다 등 각종 루머 떠돌아
금융권 'CD금리 담합' 증거 확보된 듯…금리인하 압박용 카드 해석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박연미 기자] "설마 법적 근거도 없이 현장에 나갔겠습니까?"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 놓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 배경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조사 사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공정위의 관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자신감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번 사건이 자금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일부 소비자단체는 금융권의 CD금리 담합사실이 드러나면 집단소송을 벌일 태세다.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공정위는 이미 금융사간 담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고위간부의 자신감도 이를 방증한다. 그 사이 금융권에선 금융회사 한 곳이 리니언시(자진신고감면제)를 바라고 담합 사실을 신고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다른 문제로 공정위의 사정권에 든 금융회사가 CD금리 담합 정황을 신고해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ㆍ 유죄협상제)을 시도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시중은행 자금 담당자들의 모임인 '자금부서장간담회'를 담합 창구로 보고 있다는 그럴듯한 수군거림도 있었다. 공정위의 자신감과 금융권의 풍문, 사안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공정위가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공정위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하의 총대를 공정위가 맸다고 보고 있다.


CD금리는 코픽스금리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등의 기준금리로 쓰인다. 5월 말 현재 642조 규모의 가계 대출 가운데 약 43%인 280조원이 CD금리와 연동돼 있다. CD금리가 0.5% 포인트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단순계산으로도 연간 1조5000억원 수준의 금리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가계의 금리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소비여력 확충으로도 쓰일 수 있다.


현재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다. 은행권의 평균 대출 금리는 연 6.6% 수준으로 매년 60조원에서 70조원 정도가 가계의 이자부담이 된다. 단순히 은행권만 따져도 대출금리가 0.1% 포인트 낮아질 경우 연간 1조원 정도의 추가 소비여력이 생긴다.


결국 은행의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세우고 공정위가 이번 조사를 감행했다는 평가다.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만 들여다보고 있던 가계부채에 공정위까지 가세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가계부채는 금융당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 정부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한 것과 인식을 같이 한다.


실제 정부는 겉으로는 '관리 가능하다'면서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속에 가계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져 가계부실이 금융권 부실로 옮겨가고, 이게 다시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은행권이 알아서 대출금리를 인하하라는 정부의 압박으로 보여진다"면서 "칼끝이 이미 은행권으로 돌려진 만큼 이번이 끝이 아니라 향후 2차, 3차의 압박이 가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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