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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와 검찰 '쌍칼 政局'… 세계는 경제위기에, 한국은 기관 앞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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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권말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두 개의 칼날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를 겨눈 칼날 앞에 정국은 '시계제로' 상황이다.


공정위의 칼날은 물가부터 경제민주화로 귀결되는 공정사회 기조에 이르기까지 재계 전반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김동수 위원장 취임 직후 공정위는 '경쟁당국'에서 '물가관리 기관'으로 거듭났다. 정체성 혼란을 겪는 직원들에게 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혹자는 공정위가 물가안정을 책임지는 부처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나무만을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2011.1.3 취임식)"

그 뒤론 일사천리였다. 김 위원장은 취임 사흘만에 물가관리 체제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유사 기름값 인하, 유통업체 수수료 인하 등 잡음이 컸던 현안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수 만명이 읽지만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컨슈머리포트'도 이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다.


물가 오름세가 주춤할 때도 공정위의 칼은 쉴 틈이 없었다. 경기 둔화로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자 공정위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 막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 근절에 눈을 돌렸다. 관계부처는 합심해 법적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공정위는 과녁에 걸 대상을 고르는 식이었다.

공정위는 치밀하게 시장을 정리해나갔다. 대기업이 실정법과 정서법의 심판을 동시에 받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초 나온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이 빵 장사까지 해서 골목상권을 고사시킨다'며 압박했고, 여론에 밀려 대기업 계열 빵집들은 줄줄이 매각됐다. 시장에 나온 빵집은 또 다른 대기업의 계열사가 됐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경고가 나오자 이번엔 대출 이자도 줄여줄 모양이다. 공정위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의 기준점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를 강도높게 조사 중이다. 금융권에선 이걸 대출이자 낮추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인다. 금융권의 담합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번 조사는 공정위 역사에 남을 치적이지만, 정황 만으로 시장을 헤집어 놨다면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칼날도 대선정국을 혼미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구속된 뒤 또다시 대통령 의 최측근부터 제1야당 원내대표까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정치권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안전지대는 없다. 지난 17일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파이시티로부터 받은 돈은 지난 대선 한나라당 경선용 자금"이라고 진술했다. 당초 이 사건을 개인비리 문제로 봤던 검찰은 대선자금 의혹이 재점화되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아울러 검찰과 야당의 정면 승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19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 검찰의 공작수사"라면서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연미 기자·정준영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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