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부가 야심차게 진행해 온 KTX경쟁체제가 추진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면서 도입 시기를 가늠하지 못할 전망이다.
김한영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당정협의회에서 KTX경쟁체제를 차기 정권에 넘긴 만큼 정부에서 더 이상 손쓸 카드가 없다"며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KTX경쟁체제를 현 정부에서 다루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수서발 KTX운송사업 제안요청서(RFP) 접수를 완료하지 않으면 오는 2015년 해당 구간에 대한 운영권을 코레일이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개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운영권 개방에 대한 논의 자체를 유보하면서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한 일정이 뒤틀리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KTX경쟁체제 도입 논의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면 민간 개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한영 실장은 이와 관련해 "정치권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KTX운영권 민간 개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치권의 협조가 없다면 그동안 관심을 보여온 사업자들이 (RFP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실장은 "여권 등과 KTX경쟁체제 논의는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경쟁체제 도입을 폐기하지는 않은 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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