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제재조치에 반발해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것에 대비해 미국이 걸프지역에 탄도미사일 추적 레이더기지를 설치하고 항공모함을 추가로 파견하는 한편 사상 최대 규모 기뢰제거 훈련을 준비하는 등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미국 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카타르에 탄도미사일 추적 레이더(AN/TPY-2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이달중 완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미군은 카타르에 중동 최대 미 공군기지인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는데다 총 8000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어 카타르를 레이더 기지 설치국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현재 이스라엘의 네게브 사막과 터키에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X밴드 레이더 시스템을 설치한 기지를 두고 있다.
최초의 X밴드 시스템은 미국의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제작한 것으로 2006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추적하기 위해 일본에 설치됐다.
이에 따라 카타르 기지가 건설되면 미국은 이란의 북부와 서부,남부와 내륙 깊숙한 곳에서 발사되는 탄도 미사일을 바늘로 집듯이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레이더 기지는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 포대와 고고도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미해군 함정과 연동돼 있어 만일의 경우 요격,격파할 수도 있다.
이란에 대응해 병력증강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자체 요격미사일을 갖춘 육군의 전구고고도지역방어시스템(THAAD)도 앞으로 몇 개월안에 아랍에미리트에 배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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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들은 “레이더 기지는 미국의 사업자와 이스라엘과 유럽연합과 같은 동맹국들을 이란의 로켓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의 중추를 완성할 것”이라면서 “9월로 계획된 기뢰제거 훈련은 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최초의 다국적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280km의 샤하브3과 터키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사거리 1500km의 샤하브4 등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등 주변국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미 국방부는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를 예정보다 몇 개월 앞서 중동으로 보내기로 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 있는 두척의 항모중 한척은 스테니스호 도착전에 이 곳을 떠난다.
그렇더라도 각각의 항공모함은 6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어 모두 120대의 전투기와 전자전기,공중조기경보기 등이 페르시아만에 배치되는 만큼 제공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군은 오는 9월16일에서 27일 사이에 20개국이 참여하고 함정과 헬리콥터, 수중 드론을 이용, 기뢰 탐색,파괴훈련을 벌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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