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대중화와 무선 데이터 요금 인하로 모바일 혁명이 촉발되더니 이제는 '모바일 우선' 시대가 도래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 개수는 4억8000만대 규모로 4억1000만대가 팔려나간 PC 시장을 앞질렀다. 주변만 보아도 대중교통 안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쓰고 있는 사람들을 더 자주 보게 되며, 카페에 마주 앉은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광경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는 여가와 취미 활동 속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영역에도 이미 들어왔다. 시장분석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워커(mobile worker)는 오는 2015년까지 13억명에 도달해 전체 노동인력의 37.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아시아ㆍ태평양(일본 제외) 지역은 모바일 워커 수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디지털기기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스'의 출현도 이러한 대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모바일 하드웨어가 강력해질수록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펴놓고 자리에 앉아 인터넷을 하고 작업을 하던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나, 이동 중이더라도, 상황에 맞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해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우선 시대에는 디지털 정보와 즐기는 방법, 일하는 방식, 유통 방식도 바뀌게 된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보다 최적화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모바일 사용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모바일 혁명 속 콘텐츠를 소비하는 객체가 아닌, 생산하는 주체가 되려면 스마트 기기를 통해 단순히 재미와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수준이 아닌 '가치'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적화된 디지털 경험은 사용하는 디바이스는 물론이고 사용하는 모바일 데이터와 콘텐츠에도 맞아야 한다. 집과 사무실의 컴퓨터, 노트북, 폰, 태블릿PC 등 하루에도 두 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계속적으로 바꿔야 되는 사용자를 생각해보자. 집에서 노트북으로 뭔가를 검색하다가 나갈 일이 생겨서 스마트폰을 잡게 되면, 같은 검색 엔진이지만 처음부터 검색을 다시 시작해서 결과로 나온 텍스트를 다시 찾아 읽던 부분을 마저 읽어야 한다. 디바이스를 집어들 때 디바이스가 사용자가 누군지 인식하고 사용자 기반으로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면 매우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야후!'가 최근 개발해 내놓은 모바일용 브라우저 '액시스(Axis)'라는 앱은 이러한 모바일 사용자의 요구를 파고든 서비스다. 모바일 디바이스와 PC 브라우저 플러그 인에 앱을 설치해 놓으면 이 앱은 검색과 브라우징 경험을 통합해준다. 이 앱을 디바이스마다 한 번만 설치해 놓으면 아이폰으로 검색해 읽고 있던 기사를 아이패드에서 접속해도 이어서 똑같이 볼 수 있다. 사용자 경험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디바이스 간으로 확장한 서비스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하드웨어가 강력해질수록 사람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시간도 점점 길어질 것이다. PC나 노트북 앞에 항상 앉아 있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은 몸에서 항상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인터넷이 가지고 있던 서비스 우위와 주도권도 점차 모바일로 분산되는 분위기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태동하는 변화의 기점에서 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경한 야후 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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