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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고객제일, 제1의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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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고객제일, 제1의 모토 이순우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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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겨울, 서울. 벌써 3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다. 당시 신입 행원이던 나는 무뚝뚝하고 잘 웃지 않는, 심지어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직원이었다. 자존심만 강하던 나는 준비하던 공부를 접은 아쉬움, 새로운 업무에 대한 어려움 등이 합쳐져 거의 매일 울상이었다. 어느 날 옆자리에 근무하던 선배님이 술을 사주신다며 불렀다. 후미진 무교동 뒷골목. 술을 사주신다던 선배님은 대뜸 내 머리를 내려치며 호통치셨다. "그렇게 인상 쓰고 고객을 응대할 거면 당장 나가라!"


변명할 새도 없이 얼마나 혼이 났을까. 지금은 인생의 둘도 없는 멘토가 된 그 선배는 소주를 한 잔 따라주며 "항상 웃는 얼굴로 고객을 대하고 배려해야 더 많은 고객이 네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선배의 따끔한 충고에 다음 날부터 거울을 보며 입 근육을 손으로 움직여 억지로 웃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고객 제일'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 누굴 만나든 밝게 웃으며 진심으로 대했던 시작이.

은행장에 오르고 첫 번째로 강조한 경영 방침이 바로 '고객 제일'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고객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지만 슬로건에 그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방침을 조직원들과 공유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CEO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취임 후 고객 제일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현장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작은 시장 골목의 상인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표 기업 수장까지 우리은행 고객이라면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만나고 또 만났다. 한 기자가 '과장된 표현'이 아니냐고 질문하여 약속이 빼곡하게 적힌 내 수첩을 직접 보여준 적이 있다.


작년 이맘때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제일을 최우선으로 실천한 몇몇 직원들을 특별 승진시키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중 인천에 소재한 모 지점에서 6년간 청경으로 근무했던 직원이 있다. 인사 잘하고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돕기를 주저하지 않던 그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고객을 위해 헌신하던 직원이 정당하게 평가 받은 것 같아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한 고객의 엽서가 날아왔다.

우리은행에는 최고의 기업금융 은행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온다. 우리은행은 1899년 화폐 융통은 상무흥왕의 근본(돈을 원활히 돌게 하는 것이 국가 발전의 근본)이라는 이념 아래 조선 상인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직원들은 기업금융에 대해 일종의 사명감을 느낀다. 시장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처방하고 지원하는 '기업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고 평가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객 제일은 단순한 슬로건이나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은행의 기본이자 핵심 역량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수석부행장 시절부터 최고고객책임자(CCO)로서 고객 제일의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직원들이 먼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심지어 휴가를 보내는 와중에서도 고객이 만족하는 우리은행을 만들기 위해 귀를 열고 고객의 소리를 듣고 있다.


지금 은행장실에는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깜짝 놀라는 것이 하나 있다. '당신이 최고야'라고 적힌 목걸이를 걸고 서 있는 조형물이 바로 그것이다. 언젠가 방문한 거래처의 사장님이 우리은행의 고객제일주의에 감사하며 보내 주신 선물이다. 나는 이것을 매일 반짝반짝하게 닦아 은행장실 바로 앞에 두고 있다. 혹자는 뭐 그렇게 유별나게 아끼느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고객이 우리에게 보내는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도 이 멋진 조형물은 같은 자리에 서 있을 것이며 우리은행의 고객 제일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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