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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건축 ‘소셜믹스’ 계획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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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위 심의 통과 열쇠 ‘소셜믹스’… 재건축 더 늦어질판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소형주택 확보가 재건축 통과의 열쇠라는 말들은 겉만 보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서울시가 원하는 핵심은 소셜믹스다."(A단지 재건축 설계사)


"개포주공2ㆍ3단지나 개포시영 모두 소형주택 비율 30%룰을 확보해 도시계획 심의를 통과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소형 늘리는 과정에 6개월 걸렸다면 소셜믹스에 대한 주민 동의 얻으려면 수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B단지 재건축 설계사)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들이 불안감에 빠졌다. 소형주택 확보에 대한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앞으로는 사업지마다 완전 혼합형태의 '소셜믹스'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달 심의를 통과한 개포주공2ㆍ3단지에 소셜믹스를 요구한데 이어 27일에는 개포시영에도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임대주택을 분양주택과 혼합 배치하고 동일한 자재로 시공해 분양주택과 동등한 마감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서울시, 재건축 ‘소셜믹스’ 계획 들여다보니 지난달 소셜믹스를 조건으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개포주공2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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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포일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일부 조합에서는 소셜믹스가 최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조합원들의 반발, 서울시와의 이견차 등을 봉합하고 우여곡절 끝에 소형주택 확보안을 만들어 심의를 통과한 이후 소셜믹스라는 새로운 난관을 만난 것이다.

조합들은 소셜믹스라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 사업이 더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소형주택을 30%선에 맞춘 설계는 사업성을 일부 포기한 조합과 설계사들의 논의를 통해 도출이 가능했지만 소셜믹스는 소형주택 확대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A단지 설계사 관계자는 "소형주택 30% 설계안은 몇몇 설계사가 머리를 맞대면 조합원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련할 수 있지만 소셜믹스는 가구를 섞고 임대, 분양 모두 똑같은 마감재를 넣도록 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수억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문제"라고 털어놨다.


일대 중개업소도 소셜믹스가 서울시와의 또다른 갈등요인이 될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개포동 일대 L공인 대표는 "일부 주민들은 심의 통과로 재건축이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여긴다"며 "하지만 시행준비단계나, 시행단계에서 소셜믹스를 적용한 설계안을 서울시에 제출해야 하는데 해당 기준을 조합이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내놓지 않는 것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현재 SH공사와 함께 소셜믹스 관리방안을 연구, 7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관리지침' 수준에 그칠 경우 사업장별로 혼란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궁극적 목표가 소형확보가 아닌 소셜믹스라고 분석하고 있다. 소형주택 확보 역시 서민들을 위한 방안이지만 큰 틀에서는 소셜믹스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얘기다. 전면 철거후 고층의 아파트를 짓는 기존 재개발의 대안으로 내놓은 마을공동체와 주변경관과의 조화를 이유로 당초 한강변 초고층 건립안을 뒤집은 것 역시 소셜믹스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해당 조합들은 반발하고 있다. 임대주택 마감재 고급화 등의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커질 수 있고 임대와 분양가구를 완전히 섞게 되면 소위 '로열층' 확보를 하지 못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A단지 조합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소형을 확보하고 좋은 곳에 임대를 늘리는 방안은 취지는 뜻깊지만 기존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소셜믹스 정책의 성패는 분양주택 주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SH공사가 소셜믹스 적용 단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입주민들이 소셜믹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재건축 조합원들의 경우 임대주택으로 인한 '가치하락'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소셜믹스를 전제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개포주공2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임대와)같은 자재와 마감을 사용한다는 것은 조합원들이 임대를 위해 돈을 더 내거였 우리가 임대수준의 아파트를 제공받는다는 것인데 주민들의 동의를 어떻게 받아낼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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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시는 지금의 논란이 소셜믹스가 제도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셜믹스 등 공급 과정에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서 드러낸 문제점 등을 보완해 주민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관리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소셜믹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해야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다"며 "정책기조에 따라 흐름이 바뀔 경우 되레 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혼란을 줄이고 조합과 임대민의 이해관계를 정비한 합리적인 법령체제를 구축하는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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