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웃도어 시즌오프 반값 할인
외식, 피자 '1+1' 맥주 무제한 이벤트
식품, 음료제품 두개사면 하나 더 주기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박소연 기자, 오주연 기자]패션업계와 외식업계는 물론 식품업계들도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연이어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는 올 봄 때아닌 이상기온과 가뭄으로 시즌 제품이 제대로 팔리지 않아 적지 않은 적자를 보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1년 365일 8760시간 할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돈다.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 및 스포츠웨어 업체들은 시즌오프 세일에 한창이다. 아웃도어브랜드들은 최근 50~70% 가량 할인 판매에 나섰다. 국내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도 22일부터 2012년 봄ㆍ여름 상품 세일을 시작했다. 신발은 최대 20%까지, 의류 및 용품은 최대 40%까지 할인된다.
아웃도어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재고만 엄청 쌓였다. 불황인데 날씨마저 안 도와줘서 업계가 전체적으로 너무 침체됐다"며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머리가 아프다. 이번 겨울 날씨가 춥기만을 기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들의 이 같은 파격할인행사는 순간적인 매출 급증으로 이어져 잠시나마 불황을 극복할 수 있지만 적자의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최근 외식업계에서도 메뉴판에 적힌 값 고스란히 내고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원 플러스 원(1+1), 요일별 할인, 맥주 무제한 프로모션 등 각종 행사를 끊임없이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피자헛은 8월31일까지 방문 포장하는 고객에 한해 1+1 이벤트를 진행한다. 라지 사이즈 이상 피자를 1판 구매하면 피자헛의 모든 토핑, 사이즈 피자 중 1판을 추가로 제공한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도 생맥주 한 잔을 파격가인 990원에 내놨다.
베니건스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의 이벤트는 불황 여파도 주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전년도에 비해서 매출이 뛰어나게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라며 "가격적인 혜택이 고객들에게 많이 와닿기 때문에 집객효과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특히 다른 외식업체들도 할인 내세워 이벤트 하는데 경쟁업체들도 안할 수는 없다"며 "할인 이벤트로 20∼30% 정도만 고객 증가가 나타나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은 식품업체들도 마찬가지. 경기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 탓에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줄자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마트 및 할인점에서는 CJ제일제당의 백설 포도씨유(900ml)를 기존 9980원에서 4790원으로 무려 5190원 할인해준다. 햇반(6개입)도 6980원에서 4890원으로 2090 깎아주며,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350ml)와 평양 물냉면(4인가족세트)도 7300원, 8400원에서 3990원, 6690원으로 각각 3310원, 1710원 할인 제공한다. 1+1 행사도 봇물을 이룬다.
광동제약의 힘찬하루 헛개차와 CJ제일제당 이너비음료는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며, CJ제일제당 컨디션 헛개수와 립톤 네스티, 할리스 캔커피, 코카콜라 제로 등은 두개를 구매하면 하나를 더 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에다 장기 불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불거져 나오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식품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업계도 원재료 상승 등 힘든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광호 기자 kwang@
박소연 기자 muse@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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