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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패처럼 쓰인 조선시대 통행증 ‘노문’에 얽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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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마패처럼 쓰인 조선시대 통행증  ‘노문’에 얽힌 사연 ▲1853년 5월 24일 정언(正言) 정동규(鄭東奎)가 철종으로부터, 모친의 병으로 고향 상주 우산(愚山)에 다녀올 허락을 받은 후, 관청으로부터 5월 26일자에 발급받은 노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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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병 1명에 노비 4명, 말 3필을 거느리고 한양을 출발해 예천(醴,泉), 오천(梧川)을 거쳐 나흘 후 안동 하회에 도착한다."

‘2012 충북 민속문화의 해’ 사업의 일환인 ‘길에서 길을 만나다’ 특별전이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일부터 8월 6일까지 48일 동안 개최된다.


이 전시에서 조선후기 시대 관리가 지방을 오갈 때 역참의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마패처럼 사용한 문서인 노문(路文)이 공개됐다. 당시 의정부에서 쓰이던 노문의 목판도 일반에 처음으로 전시됐다.

전시는 충청북도의 길을 주제로 총 5부로 나뉘어 충북의 역사와 민속을 되짚고, 현재의 모습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충북은 조선 초기 충청좌도 지역권이 그대로 이어져 고유의 지역성와 전통이 분명히 드러나고 문화 경계의 확인이 용이한 지역이다.


염경화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학예연구관은 20일 개막식을 앞두고 “충북은 강원, 경북, 충남 등 주변 5개 지역권과 접해 있어 문화의 교차로 역할을 했다”며 “바다를 접하지 않은 대신 금강, 남한강과 조선시대 중요 관로로 활용했던 영남대로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그려진 ‘남한강실경산수도’과 ‘화양구곡도’를 통해 충북의 명승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구한말 시대 충북의 교통 사정을 담은 ‘사판일록’도 처음으로 일반인이 볼 수 있게 됐다.


그 밖에 옥천군 청마리의 마을 입구를 지키던 장승 2개를 그대로 전시관에 옮겨놔 주목을 모았다. 개다리소반으로 더 유명한 충주반, 술을 담는 데 사용했던 충북 옹기 등을 통해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전시관 끝자락에는 국립민속박물관은 괴산 둔율마을과 보은 사내리 세시풍속을 유지한 가정을 각각 2곳씩 선정해 충북의 민속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통 물품을 전시했다. ‘5부 충북이 나아갈 길’ 코너에서는 둔율마을의 청년 모임 ‘빨간모자’를 소개해 미래 농촌의 청사진을 제시해준다.


이에 관해 위철 민속연구과 학예연구사는 “인구 감소와 급격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변신과 발전을 꾀하며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가는 농촌의 현재상을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광역단체와 공동으로 추진한 ‘지역민속문화의 해’ 6번째 특별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 충북도청과 MOU를 체결하고 그해 1월부터 9월까지 충북 괴산군과 보은군에 거주하면서 현지조사를 시행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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