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건설사들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4대강사업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국책사업이 마무리되고 공공공사 물량이 줄어들면서 일감확보 경쟁이 재건축 등에서 격화됐다. 택지를 개발한 주택사업보다 미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부각되는 것도 요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에만 총 5건, 1조3000억원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곳은 16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재건축 단지다. 총 공사비 500억원 규모로 진흥기업과 신동아건설, 일성건설 등 중견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17일 과천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빅매치'가 펼쳐진다. 공사비 4000억원 규모의 과천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을 수주한 GS건설은 여세를 몰아 과천을 '자이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부담금과 직결되는 '무상지분율'을 높여 맞불을 놓을 태세다. 주민들 사이에선 조건이 좋은 포스코건설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이지만 주공6단지를 수주한 GS건설의 뒷심도 만만치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7일 총회를 앞두고 각 건설사들의 홍보가 진행되고 있으나 인근 단지와 비교해 무상지분율이 낮아 시공사를 재선정하자는 안건이 올라왔을 만큼 조합원들이 선택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총회 당일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빅매치 2라운드는 23일 광명시에서 펼쳐진다. 공사비 4700억원 규모의 광명2R 재개발이다. 현재 GS건설·금호건설·한라건설 컨소시엄과 현대건설·롯데건설·SK건설 컨소시엄, 대림산업 등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에 공을 들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사업조건에서 앞선 대림산업 2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같은날 열리는 고양시 원당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펼쳐진다.
6월 수주전의 시작을 알린 인천에서 마지막도 장식하게 된다. 24일 열리는 인천 부평구 부개서초교 북측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선 SK건설·한진중공업 컨소시엄과 대림산업·벽산건설 컨소시엄이 대결을 펼친다.
치열한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예상되다 보니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장에 파견된 건설사 영업팀간 흑색선전과 조합원들에 대한 로비 등이 주요 내용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사업은 먼저 접촉해서 얼마나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공권이 갈리기 때문에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을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영업팀은 아예 현장에서 상주하며 조합원들에 자사의 장점을 설명하느라 바쁘다"면서 "맨투맨 영업방식으로 하루종일 스킨십을 하며 영업을 하는 것이 수주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준환 서울 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도시재생사업장 수주를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분양에 대한 부담이 적고 상대적으로 안정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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