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에서는 유독 '왼쪽 팔의 역할'을 강조한다.
셋업에서 테이크어웨이, 다운스윙, 임팩트 구간까지 모두 왼쪽 팔이 주도하기 때문이다. 다운스윙에서는 특히 왼쪽 팔의 손목이 일찍 꺾이지 않아야 정확한 임팩트를 통해 비거리와 방향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사진>이 바로 왼쪽 팔의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면이다. 10일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끝난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역전우승을 일궈낸 정혜진(25ㆍ우리투자증권)이 아이언 샷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자. 정혜진은 어깨와 양팔이 만든 삼각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운스윙과 임팩트를 거쳐 폴로스로로 진행하고 있다. 임팩트 과정은 끝났지만 머리는 여전히 공 뒤쪽에 남아있고, 왼쪽 팔도 구부러지지 않았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왼쪽 다리의 역할이다. 무릎이 밖으로 꺾여 나가지 않고, 든든한 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그러나 대부분 임팩트 이후 곧바로 왼쪽 팔을 들어 올려 삼각형이 깨지는, 이른바 '닭 날개' 현상에 시달린다. 여기서 왼쪽 다리가 풀리면서 정상적인 폴로스로와 피니시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파워와 정확도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좋은 스윙을 위해서는 왼쪽 팔과 왼쪽 다리의 역할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코치들이 "왼쪽 팔의 지나친 손동작부터 없애라"고 주문하는 까닭이다.
연습법이다. 먼저 천천히 풀스윙을 구사하면서 백스윙과 다운스윙에서 손목을 꺾어놓고, 다시 풀어놓는 자신만의 감각을 느껴보자. 핵심은 물론 임팩트까지 왼쪽 손목이 풀리지 않은 상태를 가져가야 한다는 대목이다. 왼쪽 손목의 위쪽이 평탄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왼쪽 손목의 각도가 너무 일찍 풀려서 오른쪽 손목이 위로 덮어버리면 파워가 손실되는 동시에 제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효과적인 연습을 위해 가상의 이미지를 설정해 보자. 왼쪽 손목으로 (태권도처럼) 어떤 물체를 격파하는 동작이다. 정확하게 다운스윙만 하면 공은 골프채의 로프트에 의해 저절로 떠오르게 돼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이 의도적으로 공을 퍼 올리려는 시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퍼 올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력하게 내리 찍는다"는 이미지를 반드시 기억해 두자. 이후에는 왼쪽 다리만 풀어지지 않으면 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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