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그리스 우려에 장중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국 뉴욕증시가 지표 호전에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하며 장을 마쳤다.
23일(현재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05% 하락한 1만2496.15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17% 오른 1318.85로, 나스닥 지수는 0.39% 상승한 2850.12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장 중 1.5%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주택지표 호전과 장 중 개최된 유럽연합 특별 정상 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낙폭을 만회하며 약보합으로 장을 끝냈다.
◆주택시장 지표 양호
이날 발표된 주택시장 지표들은 예상보다 양호했다. 미국의 지난 달 신규 주택판매는 34만3000건을 기록해 예상치인 33만5000건을 상회했다.
당초 32만8000채로 발표됐던 3월 신규 주택판매도 33만2000채로 상향조정됐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지역에서 판매가 28% 가량 증가했고 서부에서 27%, 북동부에서 7.7% 증가했다.
고용 증가와 기록적인 저금리가 신규 주택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리처드 데카서 파르테논 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코너를 돌았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반등이 얼마나 강할 것인가"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주택가격 지수도 전월대비 1.8%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0.3%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로는 2.7% 상회했다. 기록적으로 낮은 주택담보 대출 금리와 구직활동 증가 등이 주택 가격을 끌어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패트릭 뉴포트 IH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이 바닥을 쳤다"면서 "이는 집값이 더이상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재산이 지켜진 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3거래일 만에 반등 성공
이날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은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대비 3.16% 오른 31.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상장한 페이스북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3거래일 만에 주가가 18% 가량 급락했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를 담당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페이스북 상장 직전 보고서를 내고 기업가치를 하향평가 해 이를 일부 큰 손 투자자들에게만 공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페이스북 상장 며칠 전 애널리스트들을 동원해 페이스북의 예상 실적 전망을 하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 은행은 공모가를 당초 28~35달러 선에서 논의했지만 상장 하루 전에 갑자기 38달러로 결정해 초기 투자자였던 골드만 삭스 등 일부 주주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줬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행 주식도 당초 계획보다 25%나 늘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페이스북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기업공개(IPO) 주간사인 모건스탠리 등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유가는 90달러선 붕괴
국제유가는 반년 만에 9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전일 종가대비 1.95달러 떨어진 배럴당 89.90달러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WTI가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토드 호르위츠 아담메시 트레이딩 그룹 수석 전략가는 "원유 공급이 늘어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80달러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2.85달러 하락하며 105.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금값도 유럽 우려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28.20달러 떨어진 온스당 1548.40달러를 기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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