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중동 사막서 불황 탈출구 찾는다

강덕수 회장 진두지휘 작년 이라크 3조 디젤플랜트 수주
요르단·사우디 등에서도 실적 한국형 병원 수출 MOU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제 2차 중동건설 붐이 주목받고 있다. 지속적인 고유가 덕택에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중동국가들은 재스민 혁명 이후 안정권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민심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동시장이 국내 건설사에 먹거리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국내 기업들 중 중동공략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STX그룹이다. 특히 중동의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이라크 시장 진출을 위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수 차례 방문, 현지 고위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는 등 이라크 사업준비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공을 들여왔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은 맺은 것은 지난 2010년으로 STX는 국내기업 최초로 이라크에서 플랜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STX중공업은 이라크 석유부 산하 최대 국영정유회사인 NRC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를 수주했다.

STX중공업이 사우디에서 대규모 플랜트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악수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왼쪽부터 구성모 STX중공업 부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파이즈 알샤리프그룹 회장, 마타 알 가비위 내셔널마이닝 부회장, 왈리드 내셔널마이닝 CEO.

첫 수주성과를 기반으로 현지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인 STX는 지난해 5월 이라크 전력부로부터 총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디젤발전플랜트를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이라크 재건시장 공략에 나섰다.

STX는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바그다드, 바스라를 포함한 이라크 전 지역에 100MW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25기를 건설할 계획으로 지난해 말 우선적으로 1단계에 해당하는 900MW규모 디젤발전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특히 플랜트에 들어가는 엔진생산을 맡은 STX엔진은 생산시작 3개월 만에 900MW 규모에 해당하는 196대의 발전세트 생산을 완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STX는 이라크 디젤발전플랜트 프로젝트에 한층 가속도를 가해 공기준수는 물론 대외적으로 역량을 입증할 계획이다.

STX는 이라크 지역 외에도 지난 2008년 요르단을 시작으로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잇따른 플랜트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STX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 철광석 광산개발 및 대규모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내용으로 이를 위해 STX중공업은 펩콤(PEPCOM) 계약을 맺었다.

또 지난해 STX중공업은 2009년에 사우스스틸컴패니로부터 수주한 사우디 철강플랜트의 추가공사를 따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STX중공업이 건설하게 될 압연확장플랜트는 연산 50만t 규모의 철근 및 선재(wire-rod) 생산을 위한 압연설비 및 부대설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더 나아가 STX는 재건사업에 한창인 이라크에서 발전소, 도로, 항만, 학교, 병원 등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설계 및 시공에서 운영ㆍ관리까지 토털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STX건설은 명지의료재단과 한국형 병원수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이라크 현지 신규병원 건립 및 병원 현대화 사업 등 병원 관련 사업 일체에 대해 공동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STX그룹 관계자는 "철강ㆍ발전ㆍ화공 플랜트를 아우르는 풍부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중동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