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탁 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부품 국산화가 살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글로벌 기계산업은 점차 첨단화ㆍ융복합화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도 중장기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부품ㆍ소재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
17일 만난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현재 기계산업은 기존 재래식 가공이나 제조방식에서 벗어나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허청 특허심판원 원장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진흥회에 몸담고 있는 그는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국내 기계산업의 현실과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그다.
박 부회장은 세계 기계산업 선진국들은 현재 한 단계 도약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품ㆍ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첨단기계 사용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첨단 기계분야에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일본 화낙(FANUC)사를 다녀왔다. 공장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로봇들이 특수목적의 나노급 초정밀 가공설비를 만들고 있더라."
첨단설비로 무장한 이 회사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45%에 달하고,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14억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자동화수치제어(CNC) 콘트롤러 시장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국산화가 부족한 국내 부품ㆍ소재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건 일본, 독일 등 외국 업체들이다. 대부분 부가가치가 높은 알짜배기 시장이다.
박 부회장은 "세계 기계산업은 독일, 일본, 미국 등 3개 나라가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일반기계 수출은 9위다. 더 성장할 여지가 많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계산업에 인재가 몰릴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기계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오게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기계요소와 고부가가치 첨단 기계류ㆍ부품ㆍ소재를 국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최근 캐논이 디지탈카메라 생산을 무인화로 추진하는 등 기업, 국방 등 전 분야에서 기계산업 첨단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부품ㆍ소재 분야의 외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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