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친이계의 좌장이자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이 10일 새누리당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동산에서 출마선언을 하면서 "지난 정권들이 저지른 과오와 모순을 다시금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 하의 역대 모든 정권은 부패로 무너졌다"며 "제가 18대 대통령이 된다면 4년 중임제로 개헌을 마무리하고 임기를 3년으로 단축시켜 국회의원 선거주기와 일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의 경선 가세로 비박(非朴) 후보들의 '박근혜 때리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이 '1인 사당화(私黨化)'되고 있다"며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싼 박 위원장과 비박 주자들간의 '룰의 전쟁'도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비박 후보들은 "2002년 당시 박 위원장도 당의 정치개혁을 위해 제왕적 총재에게 유리한 룰을 고쳐야 대선승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며 압박했다.
한때 '정권 2인자'로까지 통했던 이 의원은 당으로 복귀한 이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려왔다. 이 의원은 진수희·권택기 의원 등 측근이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하자 박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40개 시·군을 돌며 민심을 듣고 지역 조직을 점검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 대선 경선 출마자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5명으로 늘었다. 경남도지사 출신의 김태호 의원도 조만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꾸려지는 5월 말에서 6월 초쯤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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