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웍스·하이닉스 5000주 매입..창업주 적통의 상징적 행보인 듯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신원 SKC 회장이 SK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촌지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면서 최 회장을 견재하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분석과 창업주 적통의 상징적 지분 매입이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계로 분류되는 SK그룹내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 등의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26일 SK네트웍스 보통주 5000주를 매입, 보유지분을 0.13%로 늘렸다. 39.1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SK와 한국고등고육재단(0.45% 보유)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으로 올라섰다.
지난 2월에는 새로 계열사에 편입한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 매입 규모는 5000주에 불과하며, 지금까지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이 보유한 1만3500주 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그는 이외에도 SK텔레콤 2000주, ㈜SK 200주 등 소규모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계열사 보유 지분이 워낙 적다보니 경영권 위협이나 최태원 회장과 지분경쟁 차원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재계는 계열분리를 앞두고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최태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27일에는 장내 거래를 통해 동생이 대주주인 SK케미칼 보통주 500주를 매입, 기존 보유하던 1000주와 함께 1500주를 보유하게 됐다. 동생 최창원 부회장의 212만주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25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고(故) 최윤원씨의 장남인 최영근씨와도 크게 차이난다.
다만 그가 이처럼 꾸준히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그룹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시각도 있다.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적통이라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창업주의 뒤를 잇겠다는 그의 의지는 최근 수원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원은 선친인 최종건 회장의 고향이자 SK그룹의 근간지역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에 나선 것 아니겠냐"며 "그만큼 SK그룹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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