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둘째 사위인 박장석 SKC 사장의 SKC 미국법인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그는 87년 SKC아메리카에서 3년가량 근무했고 이후 1995년부터 2000년까지 SKC 전략기획 이사로 있으면서 미국 공장 추진을 주도했다. 미국법인은 그의 손때가 묻어있는 곳이다.
최근 그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지 공장을 방문, 미운 오리새끼에서 주력 사업부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면서 감회에 젖었다고 한다.
작년 미국법인은 영업이익 185억원을 달성하며 1999년 설립 이후 누적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3000억원이 넘는 투자금과 비용을 만회, 이익을 내게 된 것이다. 작년 매출액 역시 전년 보다 114억원 늘어난 2867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12년 만에 처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에게 SKC 미국 공장이 각별한 것은 우려곡절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SKC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90년대 초반 PET필름을 개발한 이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공장 부지를 찾고 있었다.
미국은 이미 듀퐁 등 세계적인 화학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당시 최대 시장이었다. SKC는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각오로 미국 시장 진출을 결심하게 됐다. 향후 10년 동안 총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장기계획도 수립했다.
그러나 공장을 완공한 1999년 세계 경기는 곤두박질치는 위기를 맞게 됐고 한국도 외환위기에 빠졌다. 시련의 시기가 찾아왔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는 결국 회사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성급한 미국 진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SKC는 광학용, 편광판용 등 고기능성 필름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 미국 내 3대 필름메이커로 성장하게 됐다. 특히 미국 사업의 성공에서 박 사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
SKC는 미국법인이 운영하는 조지아 공장을 복합소재 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폴리에스터(PET)필름과 폴리우레탄 원료에 이어 태양전지 소재까지 사업부문도 다양화했다.
조지아 공장은 현재 PET필름 생산라인 3개를 포함해 작년 9월 태양광용 EVA시트 생산라인 2개를 준공했으며, 연산 2만t 규모의 폴리우레탄 시스템하우스 공장까지 보유하며 복합소재 공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SKC는 올해 미국공장을 포함해 필름공장 증설을 조기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며, 신규 필름사업화와 신규화학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필름사업은 고기능성 필름사업의 집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했고, 신규필름 개발과 증설을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했다"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소재의 일괄생산체제와 무기소재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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