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노키아의 추락이 예사롭지 않다. 1분기 실적은 기대이하일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희망인 신작 스마트폰은 불량이 발견됐다.
덩달아 이제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노키아를 다시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때문에 스마트폰 분야에서 바닥다지기를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노키아의 실적 부진 경고를 비중있게 다뤘다.
노키아는 이날 1분기 실적 예상을 손익분기점 달성에서 3%대 영업적자로 수정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노키아의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하루전날 보다 13% 추락한 4.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5년래 최저치다.
노키아는 올 1분기 신형 스마트폰 루미아 시리즈의 호조 등에 힘입어 3분기 연속 이어지던 적자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단순한 기대에 그칠 전망이다.
충격적인 것은 중동, 인도, 아프리카,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저가 시장마저 내줄 경우 판매량 기준 세계1위라는 자리는 풍전등화의 처지가 될 수 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로베르타 코자는 "신흥국 소비자들이 저가 피쳐폰에서 저가 스마트폰으로 선택을 바꾸고 있다"며 노키아의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노키아가 윈도폰으로 2012년에 저가부터 고가 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어려운만큼 오는 2013년까지 실적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의 ZTE나 화웨이 같은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며 노키아를 위협하는 중이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노키아측은 "2분기 실적 역시 1분기와 비슷하거나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부진은 전략적 파트너인 MS에게도 근심이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야심작인 루미나의 판매량이 기대에 근접하고 있는 점이다. 1분기 부진한 성적이 예상됨에도 루미아 판매량은 200만대 수준으로 기대만큼은 분전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리다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 허무하게 무너졌던 노키아가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도 "루미아로 실적 전환을 위한 초기 모멘텀은 확보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신 병기' 루미아 마저 논란에 휩싸인 점이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화려한 축하 행사와 함께 대당 99.99달러에 출시된 루미아900은 노키아의 야심작이었다.
이때문에 노키아는 루미아900의 버그 문제 해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노키아는 루미아900의 버그 등 문제가 발생하자 무상 수리 및 100달러 보상을 결정했다. 신규 고객에게는 공짜로 전화를 주기로 했다.
오는 21일까지 한정된 이벤트지만 미국내 입지 회복을 위해 공세에 나선 노키아로서는 오히려 마케팅의 호기로 삼는 발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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