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율 500%대로 하락 현금성 자산은 88% 증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 고유가와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데다 고가의 항공기 도입으로 부채가 급증해 힘든 시기를 보낸 대한항공이 올해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3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8.37% 증가했다. 지난해 악화된 업황과 늘어나는 부채 등을 감안해 현금 보유량을 대폭 늘린 덕이다. 지난해 연결실적 기준 매출액은 12조26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601억원으로 62.76% 감소했고 순손실 199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708.55%에 달해 전년 대비 197.98% 급증했다. 지난해 부채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도입 때문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A380 5대를 포함해 총 16대를 도입했다. 총 항공기 투자금액이 약 2조원에 달해 대한항공의 지난해 현금창출능력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는 2분기부터 실적과 경영환경 모두가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부채율은 500%대로 내려오며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부채 급증의 원인이었던 항공기 도입 규모가 올해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조8150억원을 투자해 A380등 총 14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비해 도입 대수로는 크게 줄지 않으나 가격이 높은 A380이 5대에서 1대로 줄어 가격면에서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IT 신제품 출시에 따른 화물 수요 증가, 유가 안정 등으로 1분기 저점으로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은 2007년 이후 진행된 대규모 기재투자가 올해부터 둔화되면서 실질적 의미에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구조로 진입할 것”이라며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조2000억원으로 예상돼 지난해에 비해 벌어들이는 게 많아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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