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만도가 동남아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전초기지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2일 만도 및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시장조사 등을 담당할 사무소를 연내에 개설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이 최근 들어 크게 확대되는데다 자동차부품에 들어가는 원료 확보를 위해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면서 "초창기에는 만도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라그룹의 동남아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사현 만도 사장은 시장조사차 지난달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시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만도가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해서다. 북미와 유럽, 남미 등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최근 들어 급부상중인 동남아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 지역에 대거 몰리고 있는 게 자극이 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은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을 최근 들어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인도네시아를 태국과 함께 동남아 제2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요타는 내년까지 현지 공장 생산규모를 연산 11만대에서 14만대로 늘리고 연산 12만대 공장을 2014년 완공 목표로 추가 건설하고 있다. 혼다도 2014년까지 12만대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으며 닛산 역시 2014년까지 연산 10만대 설비를 25만대로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해 태국 홍수로 생산시설에 피해가 발생하면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인도네시아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는 점이 현지 설비 확대의 주된 이유다.
인도네시아 신차 판매대수는 89만4000대로 지난해 동남아 최대 시장인 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16.9%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회사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는 시장이라 자동차부품 수요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만도의 현지 시장 진출을 이끄는 요소다. 부품에 필요한 각종 자원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고무를 원료로 하는 한국타이어가 공장 건설에 돌입한데 이어 포스코 역시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자극이 됐다.
만도의 동남아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만도는 1995년 말레이시아 A/V벤처스와 함께 오토벤처만도라는 현지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이 7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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