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15일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대…직경 1m, 줄 길이 200m, 무게 40t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500년 전통의 민속줄다리기축제인 ‘기지시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가 오는 12~15일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대서 열린다.
3일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축제 슬로건은 ‘의여차! 줄로 하나 되는 세상’이다. 의여차(義如此)는 힘과 흥이 나게 하는 부르짖음으로 ‘의로움이 이와 같다’ ‘우리는 의’란 뜻으로 ‘2012년에 의(義)로서 하나가 되자’는 염원을 담고 있다
기지시는 농·어촌 특성과 큰 시장이 발전한 마을이름으로 줄다리기가 500년간 민속축제로 자리잡았다.
기지시줄다리기는 1982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 무형문화유산이다. 지난해 4월엔 세계유일의 줄다리기 전문박물관인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기지시줄다리기에서 눈길을 끄는 건 줄이다. 직경 1m, 줄 길이 200m, 무게 40t으로 굵은 남성의 근육을 떠올리게 한다.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는 3월부터 짚단 4만 속을 마련, 만들어오고 있다. 줄 제작참여자는 연인원 1800명.
이들은 가는 줄 70가닥을 엮어 중간 줄 3가닥을 만들고 이를 줄 틀로 큰 줄을 엮는다. 줄 틀은 모양이 달라지거나 썩지 않도록 ‘틀 못’이란 못에 넣어 보관한다. 줄 만들기 과정엔 역학이론을 접목시킨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이 숨겨져 있다.
줄다리기축제의 백미는 마지막날(4월15일)의 ‘기지시줄다리기’ 행사. 줄 고사를 시작으로 줄나가기, 줄 결합,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수많은 마을사람과 관광객들이 힘을 합쳐 1km의 거리에서 줄을 옮기는 줄나가기 의식은 장관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줄을 옮기며 어느새 친구가 되고 환호가 터진다.
줄다리기는 물 윗마을(수상)과 물 아랫(수하)마을이 겨룬다. ‘수상이 이기면 나라가 태평하고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으나 이기고 지는 일보다 모두가 화합하는데 목적이 있다.
줄나가기와 줄다리기엔 수많은 농악 패와 마을에서 갖고온 농기깃발, 줄을 잡은 수 만 명의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장엄하면서도 신명나는 대화합의 장을 펼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암줄, 수줄이 결합한 부분의 새끼줄이 순식간에 잘려 사라지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에서다.
12일 당제와 용왕제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축제기간엔 전국농악대회, 도지사 기궁도대회, 씨름대회(소꼬리, 돼지꼬리), 줄다리기대회, 민속공연, 솟대 만들기 경연, 각종 줄다리기 체험, 학술강연회가 열린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의 기획전시, 특별전시와 1만여 평의 너른 체험장에서 가족나들이객을 위한 전통민속놀이, 목공예, 짚 풀 공예 등 20종 이상의 체험부스와 소공연이 열린다.
지역의 대표제철음식인 실치회, 간재미 무침 등 당진에서 맛볼 수 있는 게 ‘먹거리장터’에 차려진다. 참가문의는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041-355-8118)로 하면 된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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