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1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최근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비율이 각 증권사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모 ELS의 경우 각 사별로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ELS는 주가지수(코스피200, S&P500 등)나 특정 주식의 움직임에 연계해 사전에 약속된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상품이다. 최근 발행되는 ELS는 대부분 3, 6, 9개월 주기로 기초자산 수익률에 따라 조기상환 기회를 제공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9개 대형증권사(신규 신고서식 미적용한 동양증권 제외)가 최종 공시한 지난해 발행 ELS의 총 조기상환율을 비교한 결과 현대증권이 34.99%로 가장 우수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조7737억원의 ELS를 판매해 이 중 6200억원이 넘는 돈을 약속한 수익과 함께 돌려줬다.
3조4495억원 규모의 ELS를 발행한 신한금융투자와 3조8217억원을 모집한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34.17%, 32.32%의 조기상환율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ELS를 가장 많이 발행한 대우증권(8조5680억원)은 18.25%만이 조기상환됐고 , 반대로 가장 적게 판매한 대신증권(1조2044억원)의 조기상환율이 14.46%로 가장 낮았다. 미래에셋증권 ELS의 조기상환율도 16.34%로 저조했다.
상품 종류별로 살펴보면 공모 ELS의 경우 원금보장형과 원금비보장형 모두 10~20% 수준의 안정적인 조기상환율을 기록한 반면 원금보장형 사모 ELS는 각 사별로 차이가 컸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은 원금보장형 사모 ELS만 7983억원을 모집해 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상환하면서 62.24%의 조기상환율을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8567억원을 모집한 대우증권과 3125억원을 모집한 현대증권도 60% 이상의 조기상환율을 기록했다.
반면 원금보장형 사모 ELS로 1262억원을 모집한 삼성증권은 29억원만이 조기상환돼 2.3%의 조기상환율로 체면을 구겼고, 대신증권은 1.55%의 조기상환율을 기록해 가장 부진했다.
한편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지난해 공모발행한 원금보장형 ELS 114건 중 조기상환된 ELS가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상환을 노리고 하나대투증권이 발행한 ELS에 투자한 1827억원이 아직 한 푼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묶여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을 개정하면서 각 증권사가 제출하는 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의 증권신고서 서식을 개선했다. 증권사들은 이에 따라 4월 부터는 ELS·DLS 등의 신고서에 투자위험요소를 구체적으로 구분해 적어야 하고, 연도별·상품별 발행총액 및 발행잔액 또한 명시해야 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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