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KB금융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해당 안건에 대해 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JP모간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는 황건호 전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포함한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교보악사운용이 146만6477주(0.38%)를 보유해 지분비율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JP모간자산운용(0.2%), 우리자산운용(0.15%), KTB자산운용(0.14%), 동부자산운용(0.075%), 유진자산운용(0.015%), 와이즈에셋(0.003%)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세이에셋운용(0.047%)이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이들 운용사가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1.01%다. 현재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펼치고 있는 사외이사 반대 소액주주 운동에 충분히 힘이 될 만한 지분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황건호 전 금투협 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업협회가 현재의 금융투자협회로 통합된 이후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 규모인 운용사들이 소외됐다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자산운용업협회 시절이 나았다고 말하는 것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에 따라 황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금투협 회장 후보들은 자산운용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박종수 현 금투협 회장도 이 같은 자산운용사들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운용사를 위한 상근 부회장직 신설을 공약했을 정도다.
따라서 황 전 회장이 현직 시절에는 주구장창 불만을 제기했던 운용사들이 막상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자산운용사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 대신, 일제히 찬성표를 들면서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모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황 전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건이 이슈가 되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개인적으로 사외이사 간다는데 특별히 반대까지 할 게 뭐 있겠냐"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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