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1위 하이얼 저가TV 시장 도전..타 업체도 검토 중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세계 디지털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중국 TV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TV 저가 시장 진출을 선언한 하이얼에 이어 중국TV 시장 점유율 1~3위 업체들도 국내 진입을 검토 중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시장 1위 업체인 하이얼은 32인치 LED TV를 출시하며 국내 저가TV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하이얼은 과거에도 국내 시장에 중가 TV를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저가TV 시장을 직접 타깃으로 꼽았다. 하이얼의 이번 제품은 32인치 풀HD와 확장 단자 등을 갖췄고 가격도 기존 저가TV 수준인 40만원대로 책정했다.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사후서비스(AS)를 패널 보증 2년과 국내 AS망 제휴를 통해 해결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기존 저가TV나 중소기업TV와 제원(스펙)이나 가격 면에서 밀릴 요소가 없고 AS는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저가TV의 단점인 물량 제한이 없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하이얼의 저가TV 시장 공략은 다른 중국 업체들에도 국내 시장 진출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TV 시장 점유율 1~3위인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등도 내년 이후 상업용 시장을 시작으로 국내 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TV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간과하기 힘든 요소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말 기준 4500만대 규모의 세계 최대 LCD TV 시장인 자국 무대에서 삼성과 LG를 제치고 상위권을 휩쓸며 7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아시아 TV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35.1%로 일본에 이어 2위였던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4분기 말 47.6%로 급증하며 독보적인 1위를 구축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1분기 18.6%에서 4분기 20.3%로 점유율을 늘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의 마스기 카미나가 컨설턴트는 "한·미·일이 중심이던 전자 업계에 중국이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이 지금 기술 경쟁력 등에서 우위에 있지만 4~5년 뒤에 한국이 일본에게 그랬던 것처럼 중국에게 추월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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