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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총수·친인척… ‘평창 땅’ 대거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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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S 등 일가족 22명 용산리·횡계리 ‘알짜 땅’ 매입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 일대 '노른자위 땅'을 재벌가와 대주주 관련 인사들이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재벌닷컴은 상장사ㆍ비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토지재산을 조사한 결과 롯데, GS 등 대기업 총수 및 대주주의 일가족 22명이 평창군 일대의 임야와 전답 등 토지 23만3108㎡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일가족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알펜시아리조트 인근 용산리의 알짜 땅을 2005년과 2006년에 매입했다. 신 사장이 2006년에 임야 6248㎡를, 그의 장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과 장남 장재영씨가 근처의 임야와 전답 4802㎡를 매입했다. 신 사장 일가족이 사들인 땅은 지난해 평창 땅투기 의혹에 휘말렸던 유명 MC 강호동씨의 땅과 인접했다. 또한 알펜시아 관광특구와 연결돼 최고의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지개별 공시지가를 보면 신 사장 일가족이 땅을 매입할 당시인 2006년 가격은 ㎡당 2500~3000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3000원대로 올랐다. 5년만에 10배 가량 급등한 셈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용산리 소재 전답 4만8200㎡, 임야 2만3500㎡, 대지 340㎡ 등 7만2000여㎡의 땅을 2005년과 2009년에 매입했다. 허 전무는 박신광 한미석유 회장의 아들 박재형씨와 공동으로 땅을 사들였다. 한미석유는 GS칼텍스에서 생산된 석유 등 유류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고가 외제차 BMW를 수입하는 한독모터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상장사 대주주 일가족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이후 횡계리와 용산리의 땅을 사들였다.


고희선 농우그룹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농우바이오가 업무용 목적으로 매입한 횡계리 일대 토지 중 1만400㎡ 가량을 2002년 전후에 매입했다. 코스닥 상장사 이오테크닉스의 성규동 대표도 2005년부터 최근까지 본인 및 부인 명의로 용산리에 3300여㎡ 가량의 토지를 사들였다. 범 현대가의 사위이자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지용씨도 2002년에 횡계리 소재 전답 7000여㎡를 본인 명의로 매입했다. 중견기업인 전장열 금강공업 회장은 부인 명의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용산리 일대 토지 2만5600㎡ 가량을 사들인 뒤 수 개월만에 20대 초반의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


이밖에 김종서 세보엠이씨 회장, 신현택 삼화네트웍스 회장 등 중견기업 오너들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의 토지 수천㎡를 매입한 뒤 본인 명의 혹은 자녀에게 증여했다.


전ㆍ현직 대기업 최고경영자 상당수도 2000년 이후 횡계리와 용산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배호원 전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부인 명의로 횡계리와 용산리 소재 임야 3000여㎡가량을 2006년에 매입했다. 당시 배 전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삼성중공업 사장 출신인 권상문 건국AMC 회장은 2002년에 부인 명의로 횡계리 소재 토지 2500여㎡를 샀다. 삼성테크윈 부사장 출신인 박종흠 전 DK유아이엘 사장도 2005년에 용산리 토지 5300여㎡를 매입했다.


이번우 전 케이디파워 부회장은 용산리 일대 임야와 전답 1만9000여㎡를, 조방래전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지역 토지 5400여㎡를 경매로 사들인 뒤 자녀 명의로 돌렸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대부분의 땅 위치가 동계올림픽 개최지 인근 지역에 몰려 있는데다 땅의 매입시기가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돼 투기광풍이 불었던 2000년 이후여서 정상적인 투자성격보다 매매차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지 답사결과, 전답의 경우 농사를 실제로 짓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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