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비윤리적인 일에 참여하는 성향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대학과 토런토 대학 연구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상류층(upper class)이 운전중에 법규를 위반하거나, 어린아이들의 사탕을 빼앗거나, 협상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이기기 위해 속임수를 부리는 성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연구진은 온라인 생활정보사이트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섭외한 19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컴퓨터상의 주사위를 던져서 많이 나온 사람이 50달러의 상품권을 받는 내용이었는데, 모든 실험자들은 똑같은 숫자가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 실험 대상중 일부는 상품권을 타기 위해 자신의 점수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데, 이들 중 부유층의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살아온 공동체의 규범에 더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부유층은 보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나타냈으며 그들이 다른 이들보다 더 특권을 지녔다고 생각했고 이기적인 행동패턴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대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아이들을 위해 캔디를 남겨뒀다고 말한 뒤 이 캔디를 먹는지 여부를 관찰한 결과 스스로를 상류층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보다 많이 아이들을 위해 남겨뒀던 캔디를 먹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연구진은 부자들에도 예외는 있다고 말했다. 빌엔멜린다 재단에 자신의 재산의 상당수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워렌 버핏이나, 월드콤의 회계 부정을 폭로한 신시아 쿠퍼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가 사회경제적 지위와 폭력적 범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다만 부유층이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성향이 더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윤리적 행동이 달라지는 것은 부유층이 탐욕에 대해 보다 호의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토런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스테판 코트는 “가장 돈이 많고, 소득도 높으며, 교육도 잘 받고,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일들이 보다 비윤리적인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높았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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