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쪼갠다=웃는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가 다시금 시장에 나올 채비를 갖추고 있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신규설정된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는 8월과 10월 각 1개씩 단 2개 뿐이다. 그나마 두개 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각각 5억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 지난해 상반기 총 52개의 펀드가 출시되며 인기를 누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듯 얼어붙었던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 시장에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펀드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이후 새롭게 제출된 주식혼합형 펀드 증권신고서 4건 중 절반인 2건이 목표전환형 분할매수 펀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건 중 1건도 목표전환형은 아니지만 분할매수 형태의 펀드다.
연초 이후 펀드환매를 통한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신규펀드 설정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분할매수형 펀드로 활로를 개척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가 2000선을 넘어서 펀드투자가 부담스러운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담당 연구원은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데다 2000선을 뚫고 올라온 지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매수시기를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는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할매수 목표전환형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운용은 이번주 새로운 형태의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기존 목표전환형 펀드와 달리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일정부분 차익을 실현하고, 다시 편입비중을 낮춰 주식을 분할매수하는 순환목표전환형 펀드다. 이에 대해 동부운용 관계자는 "이번에 신규 출시되는 펀드는 '추가형'으로 언제든 가입이 가능하고, 목표수익률 달성 후에도 '환매수수료 징구기간'이 생기지 않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채권형으로 전환해 안정적 운영을 꾀하도록 설계돼 있다. 다만 이렇게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순간 '환매수수료 징구기간'이 설정돼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의 35%정도를 차액으로 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일정기간 환매가 제한돼 왔다.
이에 대해 서 연구원은 "순환목표전환펀드의 경우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폭락장이 오면 다시 손실을 입을 수 있지만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기존의 목표전환형 펀드는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단순히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보기 보다는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용어설명 :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 - 최초 주식편입 비중을 30% 수준으로 하고 주가가 떨어지거나 시간이 지날 때마다 편입 비중을 높여 적립식 투자 효과를 내는 펀드. 대부분 일정한 목표수익률(예: 10%, 20%)에 도달한 후 보유자산을 채권으로 전환해 손실을 막고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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