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22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은 기존의 대북기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원칙론을 기반으로 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과거 남북관계에 있어 잘못된 틀을 바로 잡는 데 중점을 뒀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남북간 대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선 지금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선택은 북한에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 건 최근 정부가 손을 내민 데 대해 북한이 일절 대응치 않은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북한에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을 제안했다. 앞서 고구려 고분 일대 병충해 방제작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고 최근 서울시와 함께 남북축구대회ㆍ서울시향 평양공연도 추진중이다.
비정치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일절 대응치 않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개성공단만이 외형적으로 성장했을 뿐 남북교류는 거의 끊긴 상태다. 지난 2010년 천안함사건 후 5ㆍ24 대북제재조치가 발표되면서 당국간 대화채널도 막혔다.
통일부는 최근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그간의 대북정책 성과를 정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ㆍ군사적 상황과 연계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취임 후 대북지원은 대폭 줄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은 지난 4년간 1001억원으로 앞선 노무현 정권(1조700억원)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며, 2000년 이후 해마다 열렸던 이산가족 상봉도 현 정권 들어서는 단 두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여준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범죄자가 아닌 이상 탈북자는 중국 정부가 국제규범에 의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중국 정부가 보여준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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