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국 여객선, 보따리상 사라져가고 관광객이 다수...발전한 중국의 경제적 위상 반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인천항에서 중국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을 가득 채우던 '보따리상'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한국을 구경하러 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높아진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과 한류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지난해 2011년 이용객을 분석한 결과 총 104만3230명 중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 여행객이 57만8428명(55.4%)로 '보따리상'으로 불리우는 소무역상인(46만4802명ㆍ44.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터미널 이용객들의 국적을 보면 중국 국적 이용객이 66만568명으로 전체의 63.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한국인이 35만7358명(34.3%), 대만인이 2만2665명(2.2%), 기타 2639명(0.3%) 순이었다.
한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중국인들이 인천항여객터미널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1990년 한-중 수교 이후 인천항~중국행 여객선이 개설된 후 상당 기간 '보따리상'이 여객선 승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당시엔 한국의 생필품을 잔뜩 사서 중국에다 내다 팔고, 중국의 농산물을 한국에 가져와 팔아 이득을 챙기는 '보따리상'이 승객의 대부분이었다. '보따리상'들의 교통수단으로 인식되어진 한중 카페리항로가 여객 중심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항로 별로는 인천-위해 항로가 14만8414명(14.2%)으로 가장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석도(14만520명ㆍ13.9%), 단동(13만1266명ㆍ12.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인천~중국간 여객선에서 보따리상이 줄고 여행객이 다수를 차지하게 된 것은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한류의 유행ㆍ일본 원전 사태 등으로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인천항여객터미널 측은 분석했다.
특히 한~중 카페리선은 항공노선과 달리 대규모 단체여행객들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중국 단체관광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항여객터미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다양한 국내의 관광지와 관광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제1국제여객터미널 지하매장(1037㎡)에 지역 특산품 홍보 전시관을 유치하고 여객 대기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 줄 수 있는 상설 문화ㆍ예술 전시공간을 대합실에 조성할 계획이다. 지자체간 교류를 통한 관광객 유치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항 관계자는 "더 많은 여행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다양한 관광상품과 이벤트를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관광지 홍보 및 관광객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에게는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