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금융투자협회의 상근부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에 내정된 인사가 선임되면서 '관치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금투협 노조가 임원 선임 절차 등에 적극 의의를 제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는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상근부회장에 남진웅 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자율규제위원장에 박원호 전 금융감독원 시장담당 부원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상근부회장을 맡게 된 남 전 국장은 1957년생으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장·경제협력국 경협총괄과장과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성장기반정책관·정책조정국장 등을 역임했다.
자율규제위원장에 선임된 박 전 부원장은 1957년생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자산운용감독국장, 금융투자서비스국장, 기업공시본부장(부원장보), 시장담당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금투협 노조는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인사는 노조가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예고했으며, 당시 노조는 "협회 정관에 따라 정당한 절차로 임원을 선임해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 시도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협회 정관에 따르면 상근부회장은 회장의 추천을 받아 선임되는데 박종수 금투협 회장의 취임식인 6일 이전에 이미 내정설이 불거진 것은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자율규제위원장 역시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선임되는데 후추위 개최 이전에 내정사실이 알려진 것은 절차상 투명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총회에 앞서 금투협 노조는 협회 자율규제위원장과 상근부회장 선임은 회원사 투표로 결정돼야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회원사 대표이사에게 발송했다. 또 지난 6일부터 금투협 1층 로비에서 천막 시위를 벌이는 등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총회 직전 관치 논란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했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자율규제위원장과 상근부회장 선임은 협회 정관에 따라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야 하나 후추위가 열리기도 전 이미 정부당국의 낙점을 받은 인사들의 내정설이 현실화됐다"며 "앞으로 낙하산 인사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업무를 시작한 박 회장에게 회장 선거시 후추위를 통한 최종 후보 선정 과정의 공정성 확보 방안과 임원평가제도 개선안 등을 건의해 놓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오늘 총회에서 선임된 임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며 "정부 측에서 특정 인사를 추천할 경우에도 공급에 비해 유관기관의 임원 자리는 거의 없어 복수의 인력풀중에서 협회가 주도적으로 업무 연관성과 기여 가능성을 따져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상근부회장에는 김석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며, 공익이사에는 김성진 한국자본시장연구원 고문이, 회원대표 자율규제위원에는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상근부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은 금투협 상근임원으로 임기는 이날부터 2015년 2월7일까지 3년이다. 비상근부회장과 공익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원대표 자율규제위원은 자율규제위원회 구성원으로 임기는 2년이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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