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2분 남짓의 이 광고 안에는 자동차 판매에 관한 내용보다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고 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광고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헌정 광고가 아니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광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름진 얼굴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어두운 터널에서 걸어나오면서 시작하는 이 광고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부활처럼 실업문제와 저성장으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스트우드는 "미국은 한방 얻어 맞았다고 나가 떨어지지 않는다. 우미국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미국이 다시 일어설 때 세계는 우리의 엔진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디트로이트는 우리에게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광고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우호적으로, 트위터에서는 이 광고에 대해 칭찬 일색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마치 풋볼팀 코치가 후반전 경기를 앞두고 그의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말을 하는 것처럼, 이스트우드가 미국인들에게 말을 건냈다"고 표현했다. 이 광고는 지금까지 유투브를 통해 2100만번 시청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후반전 직전에 방영된 슈퍼볼용 30초짜리 광고는 350만달러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진 이 광고는 일단 효과면에서는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 광고에 자동차보다는 미국 경제 회생의 문제가 담겨 있다는 것과 관련해 이 광고가 오바마 정부에게 바치는 헌정광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동차 광고에 자동차나 트럭에 대한 내용 하나 없이 미국 경제와 미국 자동차의 상징인 디트로이트의 부활만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2009년 오바마 정부는 12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크라이슬러를 구제했다. 이 자금으로 회생했던 크라이슬러는 지난주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측은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50% 늘어나 30억 달러에 이를 것이고, 매출 또한 30%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사연으로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은혜를 갚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하는 것과 진배없는 이번 광고를 내놨다는 이번 광고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선거캠프의 벤 라볼트는 이번 광고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며 크라이슬러의 보은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크라이슬러의 수석 대변인은 광고에 대한 논평을 거부한 채 "광고는 그 자체로 말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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