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여직원 계좌 7억.. 내 돈"
-박배수(47·구속기소) 불법자금 계좌추적 중 출처불명 거액...자진해서 해명, 검찰 조사 불가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상득(77)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실 여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7억원이 자신의 돈이라는 소명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 이름을 빌려 차명계좌를 보유한 셈이나 정치적 타격은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사법처리 대상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2일 지난해 구속기소된 박배수(47) 이상득 의원 보좌관의 불법자금 수수 관련 계좌추적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박 보좌관은 이국철(49·구속기소) SLS그룹 회장 및 유동천(71·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박 보좌관의 주변 인물에 대한 계좌 추적 중 의원실 직원 임모(44·여)씨 등의 계좌에서 출처불명 10억원 안팎의 현금이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10여억원 중 1억9000여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함에 따라 그간 나머지 8억원의 출처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이 의원실 관계자 등 수차례 참고인 조사를 거쳐 출처 확인 범위를 좁혀오자, 이 의원이 자진해서 먼저 출처를 밝히고 나선 모양새다. 박 보좌관에게 돈을 건넨 이국철 회장이 비망록 등에서 ‘이상득 의원에 30억 제공설’ 등을 내놓자 그간 검찰 안팎에선 8억원에 달하는 돈의 성격을 놓고 이 의원에게 건네진 로비자금이라는 시각이 높았다.
이 의원 측이 검찰의 소환조사 등에 앞서 자진해 출처를 해명했지만 여비서 계좌에 7억원이 입금된 경위, 자금의 출처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을 경우 관련 의혹을 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이 다음주 중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임에 따라 이 의원에 대한 조사는 그 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결과 발표에서 함께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의원의 조사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검찰은 윤모(65)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의 신병확보에 곤란을 겪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010년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게 로비를 해 산업은행 자금줄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서울 중구 쌍림동 소재 윤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문건 및 하드 디스크 등을 확보했지만 윤씨는 이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수표에 대해 “전세자금을 빌린 것 뿐”이라는 해명만 내놓은 채 종적을 감춘 상태다. 윤씨는 구속기소된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 2003년 서울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을 이 회장과 연결해 준 의혹도 사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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